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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한지상 “맨 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드라마 데뷔”

[인터뷰] 배우 한지상 “맨 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드라마 데뷔”
배우 한지상(32)은 ‘다시 신인’이 됐다. 십 여 년 전 뮤지컬에 발을 디뎠을 때와 같은 모습이다. 베테랑 배우지만 드라마 촬영 환경은 낯설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다. “아예 10년 전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무대를 잠시 떠나 카메라 앞에 선 한지상은 최근 연기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 빠져있다.

한지상은 애초에 스타의식과는 멀었다. 그럼에도 그나마 몸에 남아있던 조금의 특별대우도 모두 내려놨다. MBC ‘장미빛 연인들’에서 박강태 역을 맡은 한지상은 “뮤지컬 경력이 많다고 하더라도 카메라 앞에선 신인”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남매로 함께 출연하는 이장우, 윤아정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들을 연기선배로 생각한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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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스타? 드라마에선 신인의 자세로”

긴 촬영대기 시간도 한지상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인이니까 대기시간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아요. 함께 일하는 팀장님이랑 찜질방도 가고 가볍게 운동도 하면서 오히려 그런 시간을 알차게 즐기고 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뮤지컬 스타인데.”라고 반문하자, 한지상은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선 처음부터 낮은 신인의 자세로 임하는 게 당연하죠.”

“10년 동안 스스로 너무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도 카메라 앞에 서보니까 제 연기는 무대의 큰 발성과 몸짓에 이미 익숙해져있더라고요. 분명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면서 배웠을 땐 안 그랬는데. 차라리 그 때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지상은 연기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었다. 매회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링 하면서 무대와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려’란 스타일은 저와 맞지 않아요. 고민을 계속 파고들어 그 밑바닥을 보고 나서야 같은 실수를 안 하거든요. 뮤지컬에 처음 배울 때도 그랬어요. 저는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제 부족한 점을 고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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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갖지 못한 박강태 “그의 사랑은 어떤 의밀까요?”

극중 박강태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영화감독 지망생이다. 이상은 크지만 돈도 ‘백’도 없는 백수에 가까운 인물이다. 박강태와 한지상을 비교하면 다른 점이 많다. 한지상은 자기관리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고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 역시 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강태는 아무것도 갖지 못했지만 ‘엄친딸’ 백수련(김민서 분)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둘의 사랑은 ‘판타지’에 가깝다. 한지상은 둘의 사랑을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극중 강태가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솔직히 꽃미남도 아닌데 수련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는 걸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생각이 많아요. 그래서 수련을 집에 숨겨주며 정성스럽게 수련을 대해주는 장면을 더 열심히 찍었던 것 같아요. 강태가 욱하기도 하고 지금은 보여줄 것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의 사랑만큼은 진실하고 순수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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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한지상이 맨땅에 헤딩하고 있냐고요?

한지상의 끝없는 고민들의 결과였을까. ‘장미빛 연인들’에서 한지상은 갈수록 자연스럽게 강태에 녹아들고 있다. 복잡한 갈등과 인물구조에서 강태와 수련의 순수한 사랑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식당에 가면 한지상을 알아보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주말 가족드라마의 힘을 많이 느껴요. 뮤지컬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가는 곳마다 알아보고 ‘강태 왔네’, ‘큰 아들 맞죠?’라며 말 걸어주신 적은 없었거든요. 시청률도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이 작품에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한지상이 드라마에 출연한 초반 뮤지컬 팬들은 오히려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뮤지컬을 통해서 쌓아온 이미지가 드라마 속 역할이나 비중으로 위축될까 우려된다는 점이었다. 오랜 팬들의 조언이기에 한지상 역시 귀담아 듣고 있다. 하지만 한지상은 연기에 있어서 비중이나 역할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저와 회사는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 거예요. 이번 작품이 끝나고 또 어떤 드라마가 들어올지는 확신할 수도 없죠.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뮤지컬을 시작할 때도 노래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제가 배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두도시 이야기’처럼 내면의 고독과 슬픔이 가득 담긴 배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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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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