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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하락에 바닥이 없다"…국채 마이너스 금리 속출

24개 선진국 중 10개국서 마이너스 금리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완화 정책으로 '제로 금리'에 머물던 선진국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진국 국채 10% 이상이 투자자들이 만기 시 이자를 챙기지 못하고 오히려 매입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원금을 상환받게 되는 상탭니다.

만기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선진국 국채 발행잔액은 적게는 3조 원 중반에서 많게는 7조 원 대까지 추산됩니다.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24개 선진국 국채 발행잔액 33조 달러 가운데 10개 나라의 4조 달러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인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JP모건은 지난달 하순 기준으로 자사 세계채권지수의 16%에 해당하는 3조6천억 달러 규모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 상태라고 밝혔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이런 국채 규모를 7조3천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국가는 독일, 스위스, 벨기에 같은 유럽 국가가 대부분이지만, 일본도 단기물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 2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며 지난 5일 -0.2%까지 떨어졌습니다.

스위스 국채 금리는 10년물까지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채권을 매입하는 투자자가 이자를 받기는커녕 채권 발행자에게 수수료를 얹어줘야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양적완화가 몇년간 지속되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친 탓이 크지만, 근본적으로 경기 불안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이끌고 잇다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경기 하강에 대한 공포로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안전성에 대한 수수료'를 선진국 정부에 지불하고 있다는 겁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선진국 국채 투자자들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다, 차익 실현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아무리 비싸도 일정 부분을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야 하는 규정에 묶여 있는데다, 채권시장 강세가 지속되며 매입 당시보다 더 낮은 금리에 채권을 되팔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겁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부실해지며 회사채나 주식이 매력을 잃은 것도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렇게 이례적인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환경이 발행국의 통화 약세나 수출 진작과 내수 물가상승 자극, 경제 회복으로 선순환하는 게 아니라 디플레이션으로 가시화하면 국부펀드, 보험사, 연기금 등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의 인식과 자금 흐름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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