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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라인 - 배재학의 0시 인터뷰] 연극 인생 53년, 한국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

<앵커>

묵직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 또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으로 한국 연극계의 대모로 불리시는 분입니다. 올해로 연극인생 53년, 일흔이 넘은 지금도 연극무대를 지키고 계신 대배우이시죠.

박정자 선생님 모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금 복장이 한창 하고 계신 연극 복장이시죠? 어제도 또 공연하셨죠?

[박정자/연극배우 : 그럼요. 어제 저의 연극사상 유례없는 1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 달이 채 안됐거든요.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할 뿐이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해롤드 & 모드'라는 작품이 2003년에 초연을 했는데, 그때 선생님이 직접 기획을 하셨다고. 말씀 좀 해주시죠.

[이 작품을 제가 86년에 우연히 다른 프로덕션에서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너무 작품이 좋아서 연극이 끝나고 제가 일어서지를 못했었어요. 감동 때문에. 그런데 그때 그 배우는 40대였었어요. 그래서 '아! 내가 이제 60이나 이제 좀 더 나이를 먹었을 때 이 연극을 하고 싶다'고 늘 머릿속에, 가슴속에 품어왔던 작품이죠. 그래서 2003년에, 60이 넘어서 제가 비로소 무대에 올렸습니다.]

여섯 번째 해오시면서 모드 역할은 선생님이 계속해오셨고 해롤드는 계속 바뀌었는데, 지금 하는 해롤드가 저희 나이트라인 초대석에 올해의 유망주로 먼저 왔었어요. 선생님 자랑을 너무 많이 하던데, 선생님은 같이 연기하시기에 강하늘 씨가.

[저도 자랑을 해야겠네요. 아주 진지하고, 당장 인기에 눈앞에 보이는 인기에 매달리기보다 좀 더 자신을 추스르고 자기가 앞으로 연기자로 나아가야 할 그런데 대비하는 것이죠, 말하자면 연극무대를 통해서 충전하고, 또 수업을 하고 그런 생각을 할 줄 아는 젊은이니까 아주 똘똘한 것이죠.]

선생님에게 있어서 '모드'라는 역할,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 '해롤드 & 모드'에서 모드는 아주 무공해, 그리고 욕심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제가 롤 모델로 삼는 인물입니다. 일상에서 실제로. 제가 모드처럼 살고 싶고, 그리고 제 무대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감화를 받아서 '아 모드라는 인물이 이래서 참 좋구나'하길. 매력있습니다 모드는.]

62년,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그때 연극 ‘페드라’로 데뷔하시고, 세어보니 올해로 53년째이십니다. 초반기에는 영화도 하셨는데 영화, 드라마 등 많은 것 중에서 '연극'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연극은 그야말로 아날로그입니다. 관객과 배우 사이에 아무것도 없죠. 그냥 배우의 호흡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고, 저희는 관객의 호흡, 또 눈동자가 그대로 느껴지거든요. 저희가 그런 이야기를 하죠.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날 때 거기에 진정한 연극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오늘 무대가 좋았다 하는 것은 오늘 관객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겠죠.]

제가 아까도 소개해 드렸지만, 연극계의 대모 또 선생님을 롤 모델로 바라보면서 하는 후배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또 팬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내가 내 갈 길을 끊임없이 아주 미련하게 가야 합니다. 소같이 느릿느릿. 그리고 적당히 바보스럽게 내가 가야 할 그 길이 목표가 멀리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절대로 초조해 하면 안되고. 저희에게 가장 소중한 분들은 관객입니다. 비어있는 극장에서 연극을 할 수는 없죠. 본인들이 이 연극을 '정말 내가 있음으로써 이 연극이 완성이 되는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고 극장에 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잘 알겠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고, 정말 80살, 90살의 모드를 보기를 꼭 기대하고, 믿습니다. 늦은 시간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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