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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시퀘스터 흔들기'…의회 논쟁 점화

공화 "국방비 자동삭감 불가"…민주 "비국방 예산 건드리지 말라"

내년 회계연도(올 10월)부터 적용되는 시퀘스터(자동예산 삭감)의 적용을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의 논쟁이 서서히 불붙기 시작했다.

펜타곤이 당초 시퀘스터에 따라 정해진 내년 국방예산 상한선(4천960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예산안을 다음 주초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이를 계기로 현행 시퀘스터의 국방예산 자동삭감 규정을 바꿔 비국방예산을 줄이자고 주장했고, 이에 민주당은 사회·복지예산 삭감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국방부가 올해보다 무려 8% 가까이 증액된 예산안을 만든 것은 '시퀘스터 흔들기' 포석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국방부는 조직운영과 인사, 조달, 보수·유지, 연구·개발에 쓰이는 기본예산을 올해보다 380억 달러가 많은 4천960억 달러로 책정한 반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대테러 작전 등 해외 전쟁수행에 쓰이는 '해외비상작전'(OCO) 예산은 올해보다 130억 달러 감축된 510억 달러로 잡았다.

이에 따라 OCO 예산은 9·11 테러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아프가니스탄 종전에 따라 미군 철수가 예정된 탓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본예산의 삭감을 피하려고 OCO 예산을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펜타곤으로서는 봉급, 전역지원, 복지혜택과 같은 개인적 군사지출이 깎이는 것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게 관측통들의 설명이다.

OCO 예산을 삭감한데에는 의회를 상대로 "미국이 국방비를 줄이는 바람에 해외 전쟁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포석도 담겨 있다.

퇴역장성들은 즉각 측면지원에 나섰다.

제임스 매티스 전 해병대대장과 존 키언 전 육참총장은 27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어떤 나라도 재정을 건전하게 지키면서 군사력을 유지한 나라가 없다"고 한목소리로 시퀘스터상의 국방비 자동삭감을 비판했다.

특히 매티스 전 대장은 "강요된 상한선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며 "군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고 군 내부의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키언 전 총장은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공습뿐만 아니라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전 세계 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전투병들과 자문병력을 축소하는 것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팰런 전 중부사령관은 "국방예산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공화당 매파를 중심으로 현행 시퀘스터 구조를 바꿔 국방예산 자동삭감을 폐지하되 비국방예산을 조정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톰 프라이스(공화·조지아) 하원 예산위원장은 지난달 기자들에게 "펜타곤에 더 많은 예산을 주려면 국방예산과 비국방예산간의 '방화벽'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의 다양한 분쟁에는 군사적 해법이 없다는 값싼 운명주의를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예산 삭감을 우려하는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하원 예산위 간사인 크리스 반(민주·메릴랜드) 의원은 "공화당의 시퀘스터 수정 제안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2011년 예산통제법에 따라 실시되는 시퀘스터는 당초 2014 회계연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2년 유예돼 내년 회계연도부터 적용된다.

국방예산은 앞으로 10년간 연 2% 증가 선에서 상한선이 설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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