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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미화원 월급인데…도박으로 회삿돈 10억 탕진

"회사가 망할 지경입니다. 임금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부산시 동구의 한 빌딩에서 경비원을 하는 A씨는 월급날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않자 자신을 고용한 용역업체에 전화를 걸었다가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회사 관리부장인 정 모(42)씨가 돈을 빼돌려 도박으로 탕진하는 바람에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정은 이 용역업체에 소속된 청소 근로자와 경비원 등 170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 씨는 지난해 7월 이 용역업체의 관리부장으로 입사했습니다.

회사 직원들은 정 씨가 회사 컴퓨터로 인터넷 도박을 할 때만 해도 근무태도가 불성실하다고만 생각했을 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직원들 월급 날은 다가오는데 회사 금고가 텅텅 비어 있는 사실을 알고서야 회사 직원들은 정 씨의 도박 행각을 알게 됐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정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법인 이름으로 계좌이체를 해도 수수료가 안 붙는 방법이 있다"고 속여 회삿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정 씨는 이렇게 빼돌린 10억 원을 10개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거의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 씨는 경찰에서 "한번 크게 잃은 뒤로 원금이라도 만회할 생각에 회사자금에 손을 댔다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정 씨의 횡령 사건으로 회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폐업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 청소와 경비원이 대부분인 직원 170명은 이번 달 월급도 못 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정 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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