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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추가테러 공포…이슬람 과격세력 차단 올인

프랑스·독일·벨기에 등서 對테러작전…용의자 대거 검거

유럽 주요국이 파리 테러 이후 추가 테러를 막으려고 이슬람 과격세력에 대한 대대적 검거에 나서는 등 대(對)테러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해 지난 11일 파리 테러 규탄 거리행진에 불참한 것을 사과하면서 프랑스와 대테러 연대를 강조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테러 조직원들 일제 검거

프랑스 경찰은 이날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12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신문은 경찰이 밤사이 파리 교외 5곳을 급습해 파리 테러범들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 9명, 여성 3명 등 1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파리 테러 과정에서 인질극을 벌인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범 아메디 쿨리발리 등에게 무기와 차량 등을 공급한 것은 아닌지 조사할 예정이다.

잇단 테러로 파리 시내 경계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된 가운데 이날 오전 8시께는 파리 동역(Gare de l'Est)에서 주인이 없는 가방이 발견되자 프랑스 국영철도(SNCF)가 예방 차원에서 여행객을 모두 역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후 경찰이 이 가방을 확인했으나 폭발물 등 의심 물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SNCF는 폐쇄 한 시간 만인 오전 9시부터 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

이날 오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테러대응 특수부대 3팀과 경찰 250명이 모아비트와 베딩 지역에 있는 아파트 11곳에 들이닥쳐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조직원 두 명을 잡아들였다.

체포된 이스메트 D.(41)는 베를린 티어가르텐 거점의 이슬람 과격그룹 소속으로 시리아 테러 조직 가담을 위해 출국을 준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독일 대중지 빌트는 전했다.

티어가르텐 이슬람 그룹은 터키인과 체첸·다게스탄 출신의 러시아인이 주축을 이룬 조직으로 알려졌다. 함께 붙잡힌 에민 F.(43)는 이슬람 과격그룹 조직 운영과 시리아행을 위한 자금책으로 활동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독일은 앞서 니더작센 주(州) 검찰이 이라크 서부에 있는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서 활동하다 독일로 돌아와 테러를 기획한 혐의를 받는 볼프스부르크 지역 거점의 인물도 체포했다.

독일 당국은 자국 내에는 이슬람 성전 지지자들의 세포 조직이 50여 개 산재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전날 오전 독일과 인접한 동부 도시 베르비에에서 테러 조직의 은신처로 의심되는 건물을 급습해 조직원들과 총격전 끝에 2명을 사살하고 부상한 1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시리아에서 돌아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테러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은 모두 벨기에 국적으로 일주일 전 시리아에서 귀국하고 나서 대규모 테러를 자행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당국은 베르비에 대 테러작전을 이날 마무리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벨기에 국내에서 13명, 프랑스에서 2명 등 테러 용의자 1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에릭 반 데르 시프트 벨기에 검찰 대변인은 베르비에에서 사살된 테러 용의자들의 은신처에서 총기와 폭발물, 경찰 제복이 발견됐다면서 "테러 용의자들이 수 시간 내로 경찰을 상대로 테러를 가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이날 치안 강화를 위해 군대를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테러 행위를 위해 외국으로 여행하는 이를 처벌하고 테러의 위험이 있는 이중국적자의 국적을 박탈하는 등의 반테러 조치를 새롭게 마련하기로 했다.

벨기에 여러 곳에서 동시에 펼쳐진 검거 작전 후 브뤼셀의 유대인 학교는 모두 문을 닫기도 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벨기에의 대테러 작전과 프랑스 테러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암약하는 120∼180명가량이 소속한 세포조직이 테러 준비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유럽연합(EU)과 중동 정보기관들은 벨기에뿐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테러가 임박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최근 수년 동안 3천 명 이상의 유럽 국적자가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했다면서 이들 중 500명 이상이 유럽으로 돌아왔다고 소개했다.

유럽 경찰기구인 유로폴(Europol)의 롭 웨인라이트 국장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유럽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는 2천500∼5천 명가량 된다"면서 "지휘체계가 거의 없고 갈수록 정교해지기 때문에 모든 테러 공격을 예방하기는 몹시 어렵다"고 말했다.

웨인라이트 국장은 이어 "테러 예방을 위해 유럽이 함께 항공기 탑승객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케리 미국 국무, 파리행진 불참 사과·희생자에 헌화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파리를 방문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과 대테러 연대를 재확인했다.

케리 장관은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파리 테러 현장 가운데 하나인 유대인 식료품점 '하이퍼 카셰 코셔 마켓'과 경찰관이 숨진 장소를 차례로 찾아 헌화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케리 장관이 지난 11일 파리에서 열린 테러 규탄 거리행진에 불참한 것을 사과했다고 말했다.

당시 행진에는 34개국 정상이 참가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나 케리 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참가하지 않아 미국 내에서 비판여론이 거셌다.

케리 장관은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만나 "미국 국민의 깊은 애도를 전하며 여러분이 겪은 고통을 나누고 싶다. 파리와 커다란 포옹을 하고 싶다"며 껴안았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단결해서 단호하게 테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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