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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연초부터 이어지는 진실게임에 시끌

연예계가 신년 벽두부터 온갖 의혹과 스캔들로 시끄럽다.

새해가 열렸지만 지난해 혹은 그전에 시작된 일들의 그림자가 이어지면서 연일 바람 잘 날이 없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거 팬을 거느린 한류스타들의 잇따른 스캔들은 그 파장의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연예계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스캔들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음담패설, 불륜, 배임, 탈세, 만취난동, 성희롱, 협박 등 상차림도 다양하다.

할리우드에도 이름을 알린 한국을 대표하는 톱스타 이병헌은 지난해 9월 두 여성으로부터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15일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두 여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넉달여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이병헌 스캔들'은 이로써 외관상으로는 이병헌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온갖 추문과 루머, 의혹으로 점철된 이번 스캔들로 인해 이병헌은 만신창이가 됐다.

특히나 그가 2013년 8월10일 이민정과 결혼해,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갓 결혼 1년이 된 신혼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불륜 스캔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건의 키워드인 두 젊은 여성과의 술자리 음담패설만으로도 충격적이었는데, 이후 연일 터져나온 온갖 의혹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아온 '부적절한 관계'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인의 약한 고리를 악용한 악질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이 "피해자도 유부남이면서 나이가 어린 피고인들과 어울리며 과한 성적 농담을 하고 이성으로서 관심을 보이는 등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듯이 이병헌은 법적 판단에서는 이겼지만 대중으로부터는 주홍글씨가 선명하게 찍히고 말았다.

일본에서 배용준의 뒤를 이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 장근석은 지난 14일 역외탈세와 그에 따른 추징금 납부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100억 추징금'설까지 제기했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6월부터 5∼6개월간 장근석과 장근석의 중화권 활동을 중개한 H 에이전시 장모 대표 등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해 합계 수십억 원대의 추징금을 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장근석의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는 "장근석과 별개로 당사가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회계상의 오류가 발견돼 수정신고 후 추징금 납부를 완료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또 "보도된 것처럼 장근석의 외화수입 탈세로 인한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것이 아니고 장근석은 지금까지 세금에 관해서는 성실히 납부해왔다"며 "소속사의 오류로 이런 일이 벌어져 배우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장근석이 소속된 회사의 회계상 오류이지, 장근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나 트리제이컴퍼니는 장근석이 세운 자신의 1인 회사이며, 대표도 장근석의 어머니다.

소속사와 장근석을 분리하려는 해명 자체가 궁색한 것이다.

장근석에 하루 앞선 13일에는 배우 한예슬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등과 함께 해외 자산 취득과 관련한 불법 외환거래로 당국에 적발된 사실이 알려졌다.

한예슬 소속사 키이스트는 한예슬이 지난 201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상가 건물을 취득한 후 법인으로 소유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은 데 대해 "단순 신고 누락"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첫날 대상그룹 장녀인 임세령 대상 상무와의 열애설이 터지면서 화제를 모은 배우 이정재는 그로부터 불과 10여일 만에 다시 언론을 장식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와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14일 이혜경 동양 부회장과 이정재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9년 서울 삼성동의 라테라스 건물 건설 과정에서 이정재가 대주주이자 이사로 있던 서림씨앤디가 시행사로 참여했는데 시공사인 동양이 서림씨앤디에 160억원 이상을 부당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정재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이정재가 라테라스 시행건이나 동양 내부문제와 전혀 무관하다는 말씀을 수차례나 드렸다는 점에서 이번 고발은 매우 당혹스럽다"며 "이씨는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시행사나 시공사와 구체적인 거래 내용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가수 바비킴은 미국으로 가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만취 난동을 부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까지 받은 사실이 지난 9일 알려졌다.

그가 특히 여자 승무원의 신체를 접촉하고 성희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자 비난 여론은 비등했고, 이 사건에서 진실게임의 여지는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하루만에 여론은 정반대 방향으로 바뀌었다.

바비킴의 티켓 발권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실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가 '땅콩회항' 사건에 대처하는 대한항공의 이면을 까발리면서 여론은 바비킴을 옹호하는 쪽으로 급속도록 선회했다.

대한항공이 '땅콩회항'을 덮으려 바비킴 사건을 '발빠르게 키웠다'는 음모론도 퍼져나갔다.

15일에는 배우 클라라가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이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클라라는 지난해 12월23일 소속사인 P사의 회장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전속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실은 14일 밤 알려졌다.

클라라는 소장에서 소속사 회장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문자 메시지를 자주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P사는 15일 "당사가 먼저 협박 혐의로 클라라를 형사 고소하자 클라라가 민사소송(계약관계부본재확인)을 낸 것"이라며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제시한 내용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명예를 중요시하는 소속사 회장의 가치관을 알고 이를 악용한 협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협박한 사실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클라라에게 말하자 클라라는 소속사를 찾아와 성적수치심 유발관련 내용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고 눈물로 용서를 구했었다"고 주장했다.

새해가 열리고 이제 갓 보름이 지났지만 연예계는 이 기간 마치 1년치의 스캔들을 다 토해낼 듯한 기세로 시끄럽다.

이어지는 진실공방에 인터넷도 연일 뜨겁다.

그나마 진실이 밝혀지면 다행이다.

진실은 없고 스캔들만 남을까 걱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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