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포토] 인질범 김상훈 "협상 때 경찰이 나를 더 흥분시켜"

안산 인질범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반성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질극 당시 경찰의 협상 전화가 자신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흥분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거, 인질범 김상훈(46)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김 씨는 오늘(15일) 오전 9시 45분 통합유치장이 있는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서 법원으로 나서면서 뉘우치는 기색 없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취재진에 "나도 피해자다. 경찰이 지금 내 말을 다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막내딸(16) 죽은 건 경찰 잘못도 크고 애 엄마(부인·44) 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경찰은 경기지방경찰청 출입기자들에게 오전 10시 김 씨를 호송하고 경찰서 현관에서 포토타임을 갖겠다고 알렸지만, 15분 정도 이른 시각에 포토타임 없이 김씨를 호송차로 끌고 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차에 타기 전 형사들을 밀친 뒤 버티고 서서 취재진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씨는 챙이 있는 야구모자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은 상태로,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김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진행됐습니다.

40여분 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 씨는 취재진에 "(경찰의 잘못은) 막내딸 죽을 때 오히려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없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이 막내딸 살해시점을 재차 질의하자 경찰관들은 "그만하라"며 김 씨를 끌고 호송차에 태웠습니다.

김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막내딸을 살해한 시점은 경찰이 개입한 이후 경찰과 협상과정중이었다는 말이 됩니다.

더구나 그동안 김 씨와의 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해온 경찰은 체면을 구기게 됩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 부분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김 씨는 "애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애 엄마가 무시한 것이다.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 간다. 애들한테 살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애 엄마한테 무시당했다"며 범행의 책임을 부인에게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 씨는 12일 오후 부인 A씨의 외도를 의심해 전남편 B(49)씨의 집에 침입, B씨의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 귀가한 의붓딸 2명도 인질로 삼고 13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A씨를 협박하던 중 막내딸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상록경찰서는 특정강력범죄처벌법에 의거, 김 씨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 관련 법에 의거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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