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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세월호 유가족의 240일 육성기록

'그날 이후' 세월호 유가족의 240일 육성기록
지난해 온 나라를 슬픔과 좌절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9개월여가 되어간다.

사람들은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관심과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다.

'금요일에 돌아오렴'(창비)은 글로써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작가기록단이 유가족들을 직접 인터뷰해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이다.

영상팀과 사진팀, 구술과 기록관리를 위한 학자팀이 모여 시민기록위를 만들었고 그 안에 작가 김순천 씨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박현진씨, 인권교육센터 '들'의 활동가 배경내 씨 등 12명으로 작가기록단이 꾸려졌다.

이들은 안산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부모 13명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자식을 잃은 순간들을 견뎌내고 있는지 '그 떨리는 숨소리까지' 담아냈다.

사고 다음날 대통령과 통화했던 것으로 알려진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종택 씨는 대통령과의 통화 후에도 변한 게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대통령은 스크린 설치 약속은 지켰지만 제가 말한, 배 위에서 작업하는 장면을 저에게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내 핵심은 작업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없었던 거지요.(중략)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을 나무라고 그랬잖아요. 일 제대로 안했다고. 그래서 조금은 믿었지요. 그렇게 말한 대통령이 약속을 안 지킬 줄 몰랐던 거죠."(171쪽) 책에 분노와 고통, 슬픔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진상규명분과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종대 씨(2학년4반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는 진상 규명을 아들이 내준 숙제로 표현했다.

"진상규명이 다 끝나고 나면, 희생된 304명의 모든 유가족과 국민, 그리고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하나 올릴 거예요. 이 사건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마무리가 됐는지… 우리 수현이에게도 보여줘야죠. 숙제 검사는 꼭 받아야 하니까."(209쪽) 자신의 슬픔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테지만 2학년8반 김제훈 학생의 어머니 이지연씨는 다른 세월호 유가족들을 안쓰러워하면서 '마음을 주면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시간'을 바라기도 한다.

작가기록단은 학생 유가족 외에 일반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도 인터뷰하려고 했지만 그들의 상황이 인터뷰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이후의 작업으로 남겨뒀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한 활동가 미류(인권운동사랑방)는 "8개월여의 시간을 정리한 연대기(年代記)가, 슬플 수만은 없는 연대(連帶)의 기록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윤태호, 손문상, 홍승우 등 8명의 만화가가 삽화를 보탰다.

348쪽.

1만2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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