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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상돈 "청와대, 심각한 기능장애 빠져"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 교수

– 김기춘 교체 시사? 김기춘은 꽤 지속될 것
– 대통령, 국민이 아니라 '나'만 보고 가겠습니다 같아
– 조직과 제도에 책임돌리는 건 가장 졸렬한 답
 

▷ 한수진/사회자:
어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3년 차 국정의지를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기대하고 정치권이 요구했던 인적 쇄신에 대한 답은 없었습니다. 야당은 불통의 자화자찬이라는 평가를 내놓았고요, 여당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여러분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어떻게 보셨습니까? 집권 3년차로 접어든 정부의 비전과 역할, 제대로 담아낸 걸까요? 이 시간에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네, 어제 신년 기자회견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뭐 예상했던 그대로였죠. 예상이 뭐냐, 뭐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다 하는 것이 예상이었습니다.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럼 크게 기대할 게 없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그 예상 그대로 별 내용이 없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내,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요, 이게 형식적인 면에서 이것은 통상적으로 우리가 얘기하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아닙니다. 1년에 겨우 한 번 모든 현안에 대해서 몰아서 쭉 얘기하고 1년 동안 아무런 언론과 대화도 없는 이런 대통령은 적어도 민주 국가에서는 보기 어렵죠. 이건 세계에는 없는 현상이죠, 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럼 어떤 식으로 기자회견을 했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뭐 부단하게 해야죠.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현안이 있을 때는 그때 그 때 나가서 기자들한테 질문 받고 그러는 거죠. 우리가 오바마 대통령 보지 않습니까? 오바마 뿐 아니라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다 그랬습니다. 뭐 일주일이 멀다하고 기자들하고서 어떤 특정 이슈에 대해서 얘기하고 질문 받고 그것이 언론에 보도가 되고 그게 바로 국민과 하는 소통이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러니까 국민과의 소통에도 별로 도움이 안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별 도움이 안됐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리고 기대했던 대로, 예상했던 대로다, 이렇게 말씀하신 건 상당히 평가가 박한 거 같은데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점일까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일단, 다수의 국민들이 기대한 바와 전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대통령 본인의 의견을, 그냥 말하자면, 쏟아낸 데 불과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모든 현안 문제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뤘기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도 역시 깊이 갈 수 없었죠, 그러니까 내용 면에서 하나마나한 식의 응답이 많았다고 저는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작 국민이 알고 싶어 하고, 궁금해 하는 것들은 없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고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 초점이 됐던 것이 몇 가지 있었죠. 이른 바 인적 쇄신 문제랄까, 이른바 문건 문제에서 대해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는 사람도 많았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그런 답은 국민들이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인적쇄신 요구가 참 많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조직 개편으로 답을 하셨어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런데요, 모든 문제에서 어느 경우나 조직과 제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저는 가장 좀 졸렬한 답이라고 봅니다. 사실 뭐 국민통합을 한다고 했지만 현 정부 들어와서 국민통합위원회 같은 것 만들었지만 그거 국민 세금만 갖다 버리는 거지 뭐 한 게 있습니까? 결국에는 제도 바꾸고 해서 괜히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고 저는 큰 효과가 없다고 보죠. 효과 없다고 봅니다. 문제의 본질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문제의 본질은 다른 데에 있다? 어디에 있단 말씀이신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과연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제가 느낀 것은 박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이런 이런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나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그런 자세가 자세를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모르겠습니다. 법적으로는 아무 책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 6.25때 한국을 구한 대통령이죠. 트루먼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구절을 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영어로 하면 “the buck stops here”죠, 그야말로 국정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나한테 있지 어느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유명한 말을 남긴 바가 있죠. 그런 자세를 우리 대통령한테서는 찾아보기가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리고요,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 문건에 등장했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비서진 교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그럴 이유가 없다’고 하셨어요. “잘못이 없는데 어떻게 책임을 묻느냐”, 이 단호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그건 이미 예상됐던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 대통령이 김기춘 실장도 그렇지만 특히 그 세 사람은 전혀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다, 저는 앞서서 단언한 바가 있죠, 그러나 그 문제에 대해서는, 세 사람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전 언론이 사설로서 퇴진을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저는 대통령이 절대로 그렇게 못할 것이다, 제가 어떤 인터뷰 통해서 두세 번 그렇게 앞서서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것이 저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은 그것을 고치지 못하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김기춘 비서실장 유임에 대해서는 지금 언론마다 분석이 엇갈리는 것 같은데요? “당면한 현안 수습한 후에 결정할 문제” 라고 하셨는데 이건 교체를 시사한 걸로 봐야 될까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그건 또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뭐 적절한 후임자가 과연 있을지 거기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김기춘 실장도 꽤 지속될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체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요, 그리고 김영한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항명파동으로 보지 않는다” 고 하셨는데, 이제 집권 3년 차인데 벌써 3명의 민정수석이 물러났지 않습니까?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항명파동이라고 대통령이 인정하게 되면 대통령이 그야말로 누워서 뭐하는 격이죠, 자기 아래에서 항명이 일어났던 걸 본인이 인정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외부에서 볼 때 이것은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고 정부기강이 그야말로 흔들리고 있다는 그런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무엇보다도 민정수석이 몇 명 바뀌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 정부에서는 수석비서관이 과연 수석비서관 역할을 하느냐, 그렇게 보기 어렵지 않습니까. 수석비서관 중에서 중요한 수석비서관은 대통령과 매일매일 만나는 것이죠, 뭐 대통령제의 본산인 미국에서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참모들은 매일매일 대통령과 같이 그 전날에 일어났던 일, 오늘 할 일에 대해서 현안문제에 대해서 이른바 의논을 하죠, 영어로 하면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죠, 우리는 그런 현장이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의 때 참석하는 것뿐이고, 각료도 마찬가지고, 각료와 대통령 수석비서관과 만나는 경우는 아예 없고, 그래서 저는 정부가 심각한 기능장애에 빠져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능장애에 빠져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기능장애에 빠져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당장 큰일 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기반이 선 나라 아닙니까? 많은 현 일선 공무원들이 자기 일을 다 하기 때문에 기업인들도 일하고 해서, 우리나라가 그렇다고 그렇게 뭐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인 어떤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 정부 역할이 없다, 그리고 어떤 위기가 닥치면 정부가 굉장히 허둥대고 대응을 못한다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대통령 특별보좌단 신설은 어떻게 보세요? 이 기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글쎄요. 알 수 없겠습니다만 제가 봐도 큰 도움이 안 될 겁니다. 우리가 뭐 현재 수석비서관, 아직 비서관 있는 그 체제에 뭐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과연 적절한 사람을 대통령이 기용하느냐, 또 그 사람한테 어떤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느냐, 대통령과 그 사람들과 소통이 되느냐 또는 수석 비서들끼리 잘 어떤 팀이 되느냐. 내각과 청와대가 팀워크가 되느냐. 그게 더 중요한 것이죠. 우리는 지금 그게 완전히 고장 나 있는데 뭐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고 해서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가능성이 많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시고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상식적인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리고요, 어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언급을 했어요,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렇게 되면 개헌 논의는 더 어렵게 되는 건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뭐 대통령 뜻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김무성 대표한테 불편함을 표현했던 그런 이유고, 사실 개헌 논의는 대통령한테 굉장히 불편하죠. 왜냐하면 개헌 논의의 요체는 대통령 권한이 너무 많고 임기 운영이 너무 길다 그런 뉘앙스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야당과 여당 일각에서는 개헌논의를 계속 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헌이 성사되긴 좀 어렵다고 봅니다. 그건 정족수도 엄격하고 간단하지 않죠.
 
▷ 한수진/사회자:
자, 지금 3년차 박근혜 정부 성공여부는 올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교수님께서 어떤 점을 꼭 좀 주문하고 싶으세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2012년 1년 동안에 여의도에 새누리당 당사에는 빌딩을 거의 가릴 정도의 큰 현수막이 있었죠. 거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이 있었고,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큰 슬로건이 있었습니다. 총선과 대선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그것을 믿고 1번, 또는 박근혜 후보를 찍었죠.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대통령은 뭐 국민을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나만 보고 가겠습니다’ 하는 그런 모습 같습니다. 그 점이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다시 국민을 바라봐라 그런 말씀이신가요?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대해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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