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탈락업체 역마케팅에…학교주관구매제 삐걱

<앵커>

교복 가격을 내리자며 교육부가 올해 신입생부터 '학교 주관 구매제'를 도입했습니다. 경쟁입찰로 가격은 떨어졌지만 학생들도 입찰된 업체도 울상입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경쟁 입찰을 거치면서 교복값은 개인들이 구입할 때 가격 약 22만 원보다 8만 원 정도 싸졌습니다.

그런데 이 고등학교 입학생 중 절반가량은 학교를 통해 교복을 사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생 : 중학교 때 샀던 업체에서 사고 싶은데 다른 업체에서 사라고 하면 내키지 않기도 하고요. 다 안 할 방법이 있단 말이에요. 물려받는다고 체크를 하고 개별구매를 한다거나.]

경기도의 한 지역을 보면, 학교 지정 업체에서 교복을 사는 비율이 50% 수준에 그치거나, 그 이하인 학교들도 적지 않습니다.

낙찰됐던 업체들은 비상입니다.

[학교 지정 교복 업체 직원 : 빨리 달라고 (그럴까 봐) 우리는 70% 씩은 다 (선주문)했어요. 그 이상… (재고를) 다 끌어안아야 되는데, 그게 고스란히 빚이 되잖아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교육부는 학교 주관 구매제를 도입하면서 교복을 물려 입거나, 중고 교복을 사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해 줬습니다.

그런데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이걸 이용해서 역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주관 구매에 불참하라며 교문 앞에서 안내 전단을 돌리거나 셔츠나 블라우스를 끼워주는 식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읍니다.

교육부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지만 학교 지정 업체 아닌 곳에서 품질이 더 좋거나 가격이 더 싼 교복을 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시장 논리로 파고드는 입찰 탈락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지 못하면 학교 주관 구매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