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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굴뚝 농성자 "200만 원? 돈 낼 재간 없어 오히려 무덤덤"

대담 : 이창근 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

▷ 한수진/사회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2명이 70m 높이의 굴뚝 위에 올라가있습니다. 평택에 있는 쌍용차 공장의 굴뚝 꼭대기에 있는 겁니다. 오늘로 꼭 27일 째입니다. 사측은 노동자들이 굴뚝농성을 풀지 않으면, 하루에 각각 100만 원씩 두 명이니까 모두 200만 원의 돈을 물리겠다며 법원에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굴뚝 위에서 이들이 절박하게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지, 노동자들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실장님, 나와 계십니까?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 안녕하십니까? 이창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굴뚝 꼭대기에 계신 거죠?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네.

▷ 한수진/사회자:

또 다른 한 분이 계신 거고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함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분, 건강은 어떠세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바람과 추위 때문에 어렵지만 잘 버티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 며칠 소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굴뚝 위는 더 심했겠는데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 체감온도가 많이 좀 낮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바람을 막을만한 건 뭐가 좀 있습니까?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금 1인용 텐트랑 비닐 정도가 있긴 한데요. 워낙 높은 곳이라서 바람이 많이 불면 그것도 소용없는, 뭐 그런 상황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뉴스 화면을 통해서도 봤는데요. 거기 공간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참 좁던데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1m, 폭이 1m 남짓하다 보니까. 성인 남자 둘이 발을 뻗고 눕기에는 좀 좁은 공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두 분이 올라가 있는 굴뚝이, 지난 2009년 옥쇄파업을 벌일 때도 고공농성을 벌였던 곳인데요. 이번에 다시 또 굴뚝에 올라간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저희들은 사실 기댈 데가 많이 없었고요. 작년 11월 13일 대법원이, 고등법원이 2년 동안 노력해서 만든 판결 자체를 뒤집은 결과를 저희들은 봤습니다. 그동안 많이 노력했고 많이 힘을 썼지만, 결국 대법원이 그렇게 내팽개치는 바람에 저희 갈 곳이 없어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저희 동료들, 그리고 우리가 일했던 공장, 고향과 같은 이곳에 이런 몰골이지만 다시 한 번 손 내밀고, 함께 살아보고, 우리 도와달라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올라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난 해 11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냈는데, 여기서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어요. 사실 고등법원 판결에서는 법원 측이 해고노동자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상당히 희망을 갖고 계셨을 텐데, 절망감이 크셨겠습니다.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절망감보다는 그냥 앞이 캄캄했고, 뭘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법원이 최근, 대법원 구성이라든지 이러한 문제를 사회에서 많이 질타를 하고 있는 것을 많이 목격하고 있는데, 결국에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또 다시 이런 판결을 내려서 정말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릴 방법이 고공농성밖엔 없었다, 그만큼 절박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지금 6년이 지나지 않았습니까? 여전히 복직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은 몇 분이나 되나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187명으로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정리해고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해서 187명 정도, 저희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복직은 좀 어려워진 것 아닌가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법원에서 저희가 파기환송 당했기는 했지만, 그동안 손톱만큼, 손톱 크기 가능성의 희망이었다고 하면, 파기환송 되어서 바늘구멍 정도의 가능성으로 줄어들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다시 법적으로 다툴 문제는 다투고, 다만 쌍용차 문제가 지금 7년을 넘어왔는데요. 이 문제를 이렇게 법정 문제로만 다툴 정도의 사인인건가는 좀 따져볼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정 문제로만 다툴 사안이 아니라는 말씀이시네요. 사실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이 쌍용차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이야기가 참 많았었죠?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 그동안 가장 정치적으로 상승됐을 때는 지난 대선 국면이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국정조사를 하겠다.’ 라고 하는 것까지 발표했기 때문에 상당히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떤 진전도 없었고, 결국에 다시 이런 상황으로 재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여 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2009년 정리해고 이후에 해고 노동자들 스물여섯 분이 숨졌다고 들었습니다. 모두들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으신 거죠?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저희들이 굴뚝에 올라와서 많은 분들이 저희를 걱정, 안전이나 건강 이런 걸 걱정하시는데요. 사실 저희들은 수많은 해고자들, 특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보여 지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굴뚝 위에 있지만 굴뚝 아래에서 집 밖에 못 나오는 해고자들, 그리고 여전히 삶의 관계에서 뒤틀리고 끊겨진 많은 해고자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봐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 드리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참, 뭐 억울하시기도 하고 이런 얘기가 야속하게 들리기도 하시겠지만, 법의 판결을 따라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 

▷ 한수진/사회자:

현실적으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길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던데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 또한 이 문제를 어쨌든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얘기라 보여 지고요. 다만 대법원 판결이라고 하면, 그렇다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거리에 있는 것은 뭐로 설명을 할 건가? 라고 하는 부분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7년 동안 싸우기보다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것은, 일자리에서 저희 손이 거부당했던 그 과정들을 좀 더 한 번만 봐주신다면 그런 말씀이 좀 더 달리 보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일자리를 구하기는 더 어려운 거군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서 사측과 대화는 계속 되고 있습니까?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금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요. 그것이 7년 가까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우선 대화를 해야 되고, 그런 어떤 교섭을 시작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굴뚝 농성에서도 보면 회사가 더 강경한 대응으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 말이 좀 어려운데, 한마디로 굴뚝 농성 그만 하라는 거죠. 내려오지 않으면 하루 200만 원, 간접강제금 물리겠다는 건데요. 회사 측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많이 서운합니다. 많이 서운하고. 실제로 1월 23일 가처분 재판이 지금 잡혀있는 일정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문제가 풀릴 수 있는 건지는 대단히 의문이고, 좀 더 품을 넓게 해서 대화와 교섭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 회사의 그런 입장이 한편으로는 불안감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싶고요.

▷ 한수진/사회자:

불안감의 또 다른 형태다, 그건 어떤 말씀이신가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회사의 입장을 저희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했는데, 지금 그런 주장이 가능한 건가, 그리고 그것으로 굴뚝에 올라와 있는 우리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인 건가를 다시 한 번 본다고 하면, 그 말이 갖고 있는 아주 가볍고 불안한 어떤 마음도 좀 읽을 수 있겠다 보여 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사측에서 조건부 대화하자는 뜻도 한 때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그런데 그것이 굴뚝에서 내려오면 가능하겠다, 하는 건데요.

▷ 한수진/사회자:

굴뚝에서 일단 내려오면 대화를 해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나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네, 그 얘기는 사실 굴뚝에서 내려오면, 저희가 지금 마지막으로 굴뚝에 올라와 있는데. “내려오면 대화를 하겠다”는 보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그런 사례도 없고. 또 회사가 지금처럼 말씀하셨던 것처럼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까지 내는 상황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내려오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고. 지금 명분을 쌓으려고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회사 측에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우선 교섭을 시작해야 된다고 봅니다. 의제를 어떤 것을 가지고 논의할 지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면 되는 것이고요. 쌍용자동차 지부, 지부장을 포함해서 임원들이 굴뚝 아래에 다 있습니다. 대화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상황이 되기 때문에 굴뚝에서 내려와야지 대화가 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밑에 계시는 분들과 머리를 맞대서. 지금 대화와, 대화 국면, 교섭 국면, 이걸 여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게 보여 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 그런데 만약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지금 상태에서는 이 돈도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계속하실 건가요?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어제까지 5200만 원이고요, 오늘 날이 밝았으니까 5400만 원 정도로 늘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고자에게 돈이라고 하는 것은 만져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돈입니다. 특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손배가압류 47억, 그 다음에 메리츠화재의 구상권 청구가 100억 가까이 있습니다. 이게 진짜 엄청난 금액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늘고 있는 돈 자체도 사실 저희들은 낼 능력이 없어요. 아무리 돈으로 저희들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낼 재간이 없고.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무덤덤하다, 이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새해에는 이 문제, 꼭 해결이 되어야 될 텐데 말이죠. 건강 잘 챙기시고요. 하루라도 빨리 굴뚝에서 내려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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