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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남매, 마을 관심으로 직장 얻고 새 출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이지수(가명·18)양은 지난 연말 온기 하나 없는 냉방에서 지냈습니다.

아버지, 동생과 셋이서 생활하던 지수네 가정에 위기가 닥친 건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부터입니다.

엄마도 2003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지수는 대학 진학은커녕 동생과 당장 하루 끼니를 때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누구보다 어려운 겨울을 나는 지수 남매의 사정이 알려진 건 지수의 이모가 동 주민센터에 알리면서부터입니다.

주민센터 직원이 지수네 집을 찾았을 때 가스와 전기가 끊겨 집안에는 온통 한기가 흐르고, 지수는 식당에서 허드렛일로 푼돈을 벌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화곡8동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희망드림단'은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인 지원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먼저 밀린 가스비 80여만 원은 희망드림단 기금으로 납부해 집안의 냉기를 걷어냈습니다.

고등학생인 지수 동생의 학업을 돕고자 장학금 50만 원도 모아 추가로 지원했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하던 지수에게는 안전하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취업을 알선, 희망드림단원 중 한 명이 근무하는 회사에 원서를 낼 수 있었고 최종합격해 지난달부터 월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김영철 화곡8동 희망드림단장은 아이들의 멘토가 돼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수는 "우리 남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신경 써준 마을의 모든 분께 매일 감사하고 있다. 실망시키지 않게 열심히 살겠다"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강서구 희망드림단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위기가정을 발굴하고 지원, 관 주도 복지체계의 빈틈을 메우고자 설립됐습니다.

구 관계자는 "현재 20개 동에서 565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며 지역 사정에 밝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적기에 지원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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