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수는 자신의 BABIP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낮다.
즉 ‘삼진-볼넷-홈런’을 제외하고, 수비수가 수비해야 하는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되는 걸 제어하는 투수별 능력차는 매우 작다.
2. 투수의 BABIP에는 '운'과 동료 수비수들의 능력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3. 따라서 어떤 투수의 특정 시즌 BABIP의 경향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특정 시즌에 지나치게 높은 BABIP 때문에 고전한 투수라면, 다음 시즌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특정 시즌에 낮은 BABIP 덕에 좋은 성적을 올린 투수의 성적은, 다음 시즌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4. 타자는 투수에 비해 자신의 BABIP에 끼치는 영향이 조금 더 크다. 땅볼-라인드라이브 타자(ex. 손아섭-서건창)는 BABIP가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타자의 BABIP에도 (투수만큼은 아니지만) '운'이 잔뜩 끼어 있다.
곧 번역돼 나올 야구 연구계의 최근 성과를 담은 책 '세이버메트릭스 혁명 The Sabermetric Revolution' (Benjamin Baumer와 Andrew Zimbalist 공저)에는, 각종 기록의 '연도별 상관계수'가 정리돼 있다. 쉽게 말해 '특정 시즌에 어떤 기록이 좋았던 선수가, 다음 시즌에도 좋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절대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강하고, 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약하다.
투수와 타자 모두, 삼진과 볼넷 비율의 연도별 상관계수가 높고, BABIP는 꼴찌다.
즉 지난해의 삼진왕은 올해도 삼진왕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의 볼넷제조기는 내년에도 볼넷제조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BABIP가 높았던 투수가 올해 어떨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한국야구는 어떨까? 2013년 200타석 이상 타자-50이닝 이상 투수들의 2014년 성적과 상관계수는 이렇다.
한국에서도 BABIP의 상관계수가 매우 낮다. 최근 5년간의 경향을 봐도 마찬가지다.
즉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의 성적을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쓰이는 ‘BABIP의 특성’에 기초한 이론들은 한국에서도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 즉 아래 투수들은 올해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지난해 BABIP가 가장 높았던 토종투수 5명 (200타자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