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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백화점 주차알바 "차바퀴로 발등 찍고 영화시간 늦었다고…"

* 대담 : 000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 한수진/사회자:
이른바 백화점 모녀의 갑질 논란, 인터넷이 뜨겁습니다. 백화점에 온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생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리고 욕설까지 했다며 논란이 되자,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비유되면서 지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걸까요? 실제 백화점 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백화점과 같은 백화점인데, 다른 지점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청에 따라서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나와 계십니까?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대학생이시라고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 하신 지는 얼마 됐어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햇수로만 따지면 3년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로 방학 때 하시나보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방학 때 정직원으로 들어가고, 개강하면 그 때부터는 주말에만 나가는 걸로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이유는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서 시급이 세다고 하나요? 페이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한 달에 정직원으로 들어갈 경우는 140만 원 정도 받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등록금을 마련하시는 데 톡톡히 좀 도움이 되시겠어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많이 도움이 되긴 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을 하시는 건가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주차장 입구 쪽에 서서 손님들 주차하시는 데 도움이 되시라고, 잔여 대수만큼 이렇게 해서 안 복잡하게끔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희가 백화점에 가서 볼 수 있는, 방향도 안내해 주시고 빈자리도 안내해주시고, 그런 일을 한다는 거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빈자리 넣어드리고 이런 걸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어때요, 이번 사건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을 텐데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이번 사건 당한 남학생 있잖아요? 제 동생 같기도 하고, 약간 불쌍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불쌍하다...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이 이야기가 맨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이유 없이 그냥 폭행을 당했다고 했는데, 전후 사건개요가 밝혀지니까 뒤에서 주먹감자를 날렸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네, 아르바이트 학생이 주먹감자를 차 뒤에서 날렸다, 그런 장면이 CCTV에도 찍혀있다고 하고 모녀 고객 측에서도 주장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속상한 상황이었겠다, 하는 데까지는 같은 생각이라고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사실 관계를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서 경찰 수사도 한다고 하고요. 그래서 저희도 좀 조심스럽긴 한데, 어떤 상황인지 좀 그려지던가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머릿속에 어느 정도 사건이 그려지긴 하더라고요. 혼잡한 상황에서 차 통로 쪽에 주차를 해가지고 “잠깐 비켜 달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르바이트생이. 차주께서 “금방 빨리 빼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나 봐요. 그 상황에서 말을 건성건성 하셨겠죠. 차주 분께서는 “금방 뺄게, 금방 뺄게” 이런 식으로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화가 났겠죠. 뒤에 또 차가 밀려있는 것 보니까.

▷ 한수진/사회자:
다른 고객들이 항의를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차를 빼달라는 과정에서 좀 실랑이가 벌어진 것 같아요. 이런 비슷한 일을 겪으신 적이 있습니까?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많죠, 없다고 할 순 없겠죠, 저도,

▷ 한수진/사회자:
자주 있는 일이다?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차 좀 빼달라고, 이동해 달라고 하면 불쾌해 하는 고객들이 있는 거예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있죠. 심지어는 욕까지 하는 사람도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욕을 한다고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니가 뭔데 나한테 오라 가라 하느냐, 나도 여기 돈 쓰러 온 고객인데, 뒤에 차랑 똑같은 고객인데. 왜 네가 와서 나한테 시비를 거냐”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도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럴 땐 어떻게 해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그럴 때는... (한숨) “죄송합니다” 하고 넘기는 수밖에 없어요. 교육을 그렇게 받으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손님들이 어떻게 하더라도 무조건 죄송하다고 해라, 이렇게 교육을 받나보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절대 말싸움에 걸리지 말라고 교육을 받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한두 번 정도 말하다가 심한 욕설까지 나오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해야 된다는 거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무릎까지 꿇었다고 하잖아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
아, 그건 좀 너무 심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여기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긴 해요. 고객 측에서는 “스스로, 그 학생이 스스로 무릎을 꿇은 거다” 무릎을 꿇으면서 사과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학생 측은 정확한 주장을 듣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 어떨까요? 무릎까지 꿇을 정도로 그 정도로 심하게 압박을 받을 수도 있을까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차주 분께서 너무 이렇게 심하게 닦달, 닦달을 하셨다고 그러죠. 너무 몰아세우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렇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보기에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저희 쪽에도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고객들한테 가서 사과를 하긴 하는데요. 이렇게 무릎 꿇거나 하는 걸 요구하시는 분은 한 번도 못 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3년 동안 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무릎 꿇으란 말을 들은 적은 전혀 없었다?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얼굴을 보면서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 내가 인정하고 넘어가겠다” 이런 분들은 간혹 계셔도.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진짜 정중하게 사과해라, 이런 분들은 한 번도 못 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지금 무릎 꿇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 측 주장이 다르니까 사실관계는 뭐 경찰 수사도 있고 하니까요. 좀 더 지켜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결국 해당 주차 요원이 사표를 쓰고 일을 그만뒀다고 하는데. 이럴 수밖에 없었을까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파견업체 측에서는 이런 사고가 나면 아르바이트생을 일단 사표를 쓰고 나가게 해요. 그게 편하니까요, 그 쪽에서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논란이 되면 무조건 아르바이트생 보고 그만두게 한다? 책임 여부를 따지고 잘잘못을 가릴, 그럴 기회도 없단 말씀이시고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그런 건 없고요. 일단 사건 큰 게 하나 터지면, 그 아르바이트생을 그만 두게 일단 하는 것 같아요, 일을 해보니까요. 그렇게 해서 아르바이트 그만 둔 애들도 꽤 많고요.

▷ 한수진/사회자:
주차요원을 하다가 겪은 일 중에서 이런 비슷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또 있습니까?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일단은 욕을 많이 먹는 편이죠, 저희는. 삿대질 당한다거나 아니면 멱살잡이를 당한다거나.

▷ 한수진/사회자: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까?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차를 일단 지하로 내려와야 하는데, 저희를, 전화 통화를 하고 내려오신다거나 아니면 저희를 못 보시나 봐요. 그래가지고 차바퀴에 발등이 찍힌다거나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게 가끔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주차장으로 진입하면서 주차요원들의 발등을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차바퀴가 이렇게 한번 타고 올라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자칫하면 큰일 나겠는데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럴 경우에는 보상을 받아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치료비 같은 경우 보상은 해주는데. 보통 길가에서 사고 났을 때 처리하는 것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보통 길가에서 사고가 나면 그 사람에게 가서 괜찮으냐 물어보고 병원까진 일단 같이 가주잖아요. 예의잖아요? 근데 백화점 같은 경우는 사고가, 이번에 사고가 한 번 났었는데. 그 고객은 백화점 측에서 관리자가 와서 같이 봐줬으니까 괜찮다고 생각을 했나 봐요. 자기 명함을 하나 툭 던져주면서 “자기 영화시간 늦었으니까 빨리 올라가야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대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일을 겪은 동료들이 있었던 거군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아유, 그럴 때 참 속상할 것 같네요. 오늘 뭐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는데 물론 일부 고객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거겠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네.

▷ 한수진/사회자:
백화점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평소에 꼭 한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기회에 좀 전해주시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너무 이렇게 하대하거나 그러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밑에 사람도 아니고, 다 학생들이거든요. 방학 때 이렇게 잠깐 나와서 등록금 보태려고 나온 학생들인데. 너무 삿대질하시거나 너무 하대하셔서 너무 상처 좀 안 받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학생이건 아니건 누구에게나 서로가 모멸감을 주거나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는 거죠.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좋으신 손님들도 있어요. 아르바이트생들한테 이렇게 가시다가 창문 열고 “고생하십니다” 이렇게 말씀 한 마디라도 해주시는 분들, 가끔 계시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럴 때 마음은 어때요?

▶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생
힘이 나죠, 저희들 입장에서는. 하루 이렇게 보내는데, 아침에 오셔서 그런 말씀해주시면, 저희는 하루를 힘들게 보내는데 힘이 되니까.

▷ 한수진/사회자:
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이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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