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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 정상화, 플로리다주 '민주당 강세' 될까

미국-쿠바 정상화, 플로리다주 '민주당 강세' 될까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외교 관계 정상화에 나섬에 따라 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민주당 쏠림 현상이 일어날지 관심을 끈다.

미국 시사 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플로리다 주에서 선거 우선 의제가 바뀌고 있다며 선거 출마자에게 쿠바에 대한 강경 제재가 더는 당선을 보장하는 주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정치인들은 그간 선거에서 쿠바 탈출 망명객이 몰려 사는 플로리다 주 유권자를 상대로 강력한 쿠바 제재 유지를 강조해 그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쿠바 장사'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쿠바계 미국인은 플로리다 주 히스패닉(스페인어 사용) 인구 중 가장 많다.

그러나 미국과 쿠바가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로 전격 선언하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는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전망이다.

쿠바계 미국인이 외형상 양국의 국교 정상화를 놓고 현재 찬반으로 갈린 형국이나 이들의 밑바닥 민심은 미국의 제재 완화를 대부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 연구 기관인 '라티노의 결정' 공동 설립자인 맷 바레토는 "쿠바계 미국인 대다수가 이제는 (미국이 쿠바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래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이나 최근 미국에 망명한 사람 모두 카스트로 정권을 싫어하지만, 미국의 쿠바 제재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일수록 열린 마음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심의 변화는 관계 정상화를 이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 차기 대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공화당 경선 주자들을 난처한 상황에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세 차례 대선에서 플로리다 주는 대선 승패에 영향을 끼친 '경합주'(스윙스테이트) 중 하나였다.

2004년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8년과 2012년에는 오바마 현 대통령이 각각 근소한 차로 상대 당 후보를 꺾었다.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낙선자 밋 롬니의 플로리다 주 득표율 격차는 0.9%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2004년 대선 때부터 '그만하면 충분하다.

공화당은 쿠바에 대한 정치 선동을 멈춰라'라는 스페인어 선거 광고를 제작해 쿠바 제재 완화를 주장해왔다.

그 덕분인지 민주당 지지 등록 유권자는 2002년 22%에서 2006년 35%, 2013년 44%로 꾸준히 증가한 데 반해 공화당 지지 등록 유권자는 같은 시기 64%, 57%, 47%로 점점 줄었다.

전통적으로 쿠바 제재를 주장해 온 공화당에 표를 던진 쿠바계 유권자의 표심은 2012년 대선부터 일부 변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 쿠바계로부터 4년 전보다 13% 포인트나 많은 48%의 지지를 받아 재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최대 5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이민 개혁안을 발표한 것도 민주당에 호재다.

'라티노의 결정'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개혁안 확대를 추진할 후보를 다음 선거에서 더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이민 개혁안과 쿠바 제재 완화를 모두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 차기 대선 잠룡들은 당론에 맞춰 유권자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을 공개 천명해야 할 판이어서 본 선거에서 플로리다 주 승리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US 월드 앤드 리포트는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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