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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꼴찌 없는 운동회 기국 군 "1등 욕심 버린 친구들 고맙고 미안"

대담 : 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정희옥 교사, 김기국 군, 이재홍 군

▷ 한수진/사회자:

2014년 한 해도 3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 <SBS 전망대>에서는 마지막 남은 이 사흘 동안 특별 인터뷰를 하루 하나씩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2014년 송년 특별 인터뷰, 오늘 그 첫 번째 이야기는요, 꼴찌 없는 감동의 가을 운동회 이야기인데요. 청취자 여러분, 다들 기억하고 계시죠? 장애로 마음껏 달리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서 나머지 친구들이 함께 손을 잡고 다 같이 결승선에 골인을 했습니다.

지난 10월에 이 내용이 저희 방송을 통해서 소개 되고 나서 많은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는데요. 독수리오형제처럼 정말 멋진 우정을 보여줬던 우리 친구들, 지금 이 시간 다시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먼저 이 학생들의 담임 선생님이시죠, 용인 제일초등학교 6학년 2반, 정희옥 선생님, 만나보겠습니다. 정희옥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다시 인사드리게 됐네요, 그동안 건강하셨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학교 겨울 방학 시작한 거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저희는 24일 날 방학해서요, 지금 아이들은 집에서 신나게 놀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네, 이제 방학 후에는 졸업식도 좀 해야 되고요, 6학년이니까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 한수진/사회자:

아유, 근데 이번 졸업식 때는 눈물 좀 나시겠는데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아 (웃음) 말만 들어도 눈물 나려고 하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2반 학생들은 특히나 많은 추억을 남긴 학생들인데, 아 지난 10월이었어요, 용인제일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때 우리 학생들 정말 멋진 우정을 보여줬는데요. 청취자 여러분들 위해서 다시 한 번 그 때 일 간단하게 말씀해주시겠어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초등학교 5학년까지 운동회 때면 내내 꼴찌를 하던 기국이를 위해서 저희 반 4명의 친구들이 장애물 경기 중 마지막 통과하는 라인에서 기다렸다가 같이 손을 잡고, 꼴찌를 하든 1등을 하든, 함께 하자고 달린 이야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러니까 장애 때문에 마음껏 달리기 어려운 학생 이름이 기국이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김기국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기국이요. 네, 몸이 어떻게 불편한 친구였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기국이는 연골무형성증이라고 해서요. 장애6급 정도 되는데요. 키가 보통, 초등학교 2학년 정도밖에 자라지 않고 있는 아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근데 기국 군이 평소에도 성격이 참 밝았다면서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성격도 밝고요, 굉장히 긍정적이면서 모든 일에 적극적인 친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런데 그렇게 밝고 적극적이고 공부도 잘하는 기국 군이 운동회 때만 되면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모양이더라고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그런데 아버님께서 항상 “네가 항상 끝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달려라.” 이렇게 얘기를 하셨던 하신 거 같아요. 그리고 늘 함께 아이들과 하는 걸 즐겨했던 친구에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같은 6학년 2반 학생들 4명이서, 기국 군과 같이 달리기를 했던 친구들이 그렇게 예쁜 마음을 품고 “다 같이 우리 들어가자” 이렇게 했던 건데요. 사실 운동회가 끝나고 나서, 선생님이 저희 SBS 전망대와 인터뷰 하실 때 하신 말씀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너무 당연한 일인데, 왜 그렇게들 감동을 받고 그러는지 우리 아이들, 우리 학생들이 의아해 한다.” 이런 말씀하셨잖아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지금까지도 “아 왜 아직까지 이렇게 우리한테 관심을 보이시지?” 그게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요. 아직도 우리 제일초등학교 아이들 생활 속에서는 당연한 일인데 그 언론이라든지 관심을 많이 보여주시니까 지금까지도 의아해 하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냥 친구와 함께 했던 것뿐인데 뭐가 이렇게 특별한 일이라고.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그럼요. 그리고 기국이 자체를 장애우라고 생각을 안 하면서 편견을 안 가지고 항상 대했기 때문에. 자기들도 기국이한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 기국이한테 도움을 받는다?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어, 그럼요, 기국이가 5학년 1학기 때는 학급 회장을 했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아유, 회장도 했어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래서 서로 돕고 그런 것뿐인데 그게 뭐가 대단한 일이냐,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아이들은 세월호 사고로 힘들었기 때문에 도리어 그 여파가 우리에게 격려로 온 거 같다하고, 애들은 때로 어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겸손한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참 많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이구 그래요. 아니 그런 기특한 말도 했군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그럼 말이죠, 오늘 기국군하고 함께 손잡고 뛰었던 친구 중에 이재홍 군 또 저희가 연결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아, 네.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전화 끊지 마시고 계속 저희 방송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이재홍군 안녕하세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아, 방학인데 일찍 일어나게 해서 미안해요. (웃음)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괜찮아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일찍 일어났는데, 재홍 군이 지난 가을 운동회 때 기국 군 바로 옆에서 손잡고 뛰었던 그 친구라면서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기국이 옆에서 바로 손잡고 뛰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네, 그래요, 그날 기억 생생할 텐데요. 그 날 함께 뛰었던 학생이 모두 몇 명이었죠?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4명이었어요, 저랑 오승찬이랑 김윤섭이랑 양세찬, 이렇게 4명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기국이와 함께 모두 5명이 된 거예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제 장애물 달리기를 한 건데, 그 장애물 달리기 자 시작해서 ‘땅’ 하고 총성이 울리니까 같이 손잡고 뛴 거예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아 바로 손잡고 뛴 게 아니고 그냥 그 마지막 장애물까지는 그냥 평소대로 뛴 다음에 마지막 장애물 통과한 다음에 같이 손을 잡고 뛰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그렇게 한 거예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처음부터 손잡고 뛰게 하면은, 또 그러면 너무 오랫동안 시간을 끌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감동이 약간 덜할 거 같기도 해서..

▷ 한수진/사회자:

(웃음)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마지막에 장애물 통과하고 손을 잡기로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런 생각들은 다 누가 한 거고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교무실에서 선생님이랑 저랑 먼저 상의를 한 다음에 다른 친구들 의견도 들어봐서 하기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자 그래서 한참 이렇게 달리다보니까 뒤에서 이제 기국이가 조금 뒤처져서 쫓아오고 있었던 거예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손을 잡고 같이 뛰자” 라고 기국이에게 얘기하니까 뭐라고 하던가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그냥, 손잡아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그냥 울었어요, 그때 손잡아줄 때요.

▷ 한수진/사회자:

아 뛰어가면서도?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아무 말 없이.

▷ 한수진/사회자:

장애물 넘으면서도 그때도 벌써 울기 시작했어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바로 그렇게 울던가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그냥 손 잡자마자 바로 울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 마음이 어땠던 걸까요?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그때 당시 기국이가 우는 걸 못 봤어요, 다른 애들은. 근데 저만 옆에 있었으니까 제가 옆에서 살짝 봤는데 그냥 ‘흙이 눈에 들어간 건가?’ 해서 우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결승선 통과하고 나서 물어보니까 그냥 “고맙다”고 그 말만 한번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랬어요. 그 때 기분이 어땠어요? 마음이.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사실 기국이가 우리와 친한 친구로 지내 준 것도 고맙고, 그냥 앞으로도 기국이랑 더 친하게 지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네, 그래요. 그래서 결승선에 다섯 명이 손을 잡고 같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1등 도장 받은 거죠?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다 같이 받은 건가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다 같이 들어와서 1등 도장도 찍어주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네, 그 때는 기국이가 또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그 때 당시도 기국이는 계속 울고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계속 울고 있었고. 별다른 말은 없었고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꼴찌없는 달리기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여기서 또 저희가 김기국 군을 전화로 연결을 해볼게요, 네, 재홍 군도 전화 끊지 말고 계속 방송 좀 들어주세요. 김기국 군?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네, 안녕하세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기국이 지금 재홍이 얘기, 방송 통해서 듣고 있었을 텐데 어땠어요? 그 날 일이 좀 생각이 나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그 날 왜 그렇게 눈물이 났어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어,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요.

▷ 한수진/사회자:

고맙고 미안해서요. 네, 아니 고마운 건 알겠는데 미안한 건 뭐가 미안해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자기들도 1등을 하고 싶잖아요, 그런 욕심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욕심을 버리고 저 하나 때문에 자기들 1등 하고 싶은 마음을 버리고 같이 다려서 1등을 해준 게 그게 너무 미안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아 친구들도 1등하고 싶을 텐데.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근데 ‘나와 같이 다 함께 들어가겠구나.’라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온 거예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친구들이 그렇게 “같이 손잡고 뛰자.” 라고 말할 줄은 전혀 몰랐던 거죠?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그렇죠. 말한 적이 없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요? (웃음)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그냥 갑자기 3번째 장애물을 지나자마자 손을 잡아준 거예요. 사전에 먼저 손을 잡자고 한 게 아니라.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약간... 잘못 알고 계신 거 같은데...사전에 저한테 먼저 손을 잡고 뛰자한 게 아니라 애들 4명이 먼저 손을 잡고 뛰자고 회의를 해서 저랑 같이 뛰는데, 세 번째 장애물에서 그 장애물을 뛰고 나서부터 애들이 손을 잡아준 거예요. 그렇게 된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어, 어떻게 보면 좀 깜짝 선물 같은 거네요? 자, 지금 재홍군 전화 연결되어 있어요. 뭐 며칠 못 봤을 거 같은데요? 방학해서? 한번 직접 통화해보세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최근에도 많이 봤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최근에도 많이 봤어요? 어제도 봤어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아니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재홍이와 통화해보면 어때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재홍군, 인사 나누시죠? 기국이 전화 연결 되어 있는데, 인사 좀 나눌래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네.

▷ 한수진/사회자:

둘이 서로 인사 나눠도 되는데요?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여보세요?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누구세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 이재홍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잘 잤어?

▶ 김기국 학생/용인제일초 6학년 2반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웃음) 지금 장난치는 거예요? 기국이가? 자, 선생님, 선생님 듣고 계시죠?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네.

▷ 한수진/사회자:

네네. 아 선생님, 이 아들이 정말 기특하고 예뻐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들으시니까 또 옛날 생각 좀 나셨을 거 같은데요?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생각나는데요. (웃음) 얘네들.. 생방송인지 모르는가봐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요, 그러니까 아이들이라 더 귀엽네요.

자, 오늘 다시 한 번 가을 운동회 떠올리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희옥 교사/용인제일초 6학년 2반 담임 교사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희옥 선생님, 그리고 이재홍 군, 김기국 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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