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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조모 '띄우기'…생모 고영희엔 '침묵'

북한, 김정은 조모 '띄우기'…생모 고영희엔 '침묵'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조모이자 '백두혈통의 어머니'인 김정숙 띄우기에 나섰다.

김정숙의 97회 생일을 하루 앞둔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수령결사옹위의 신념 굽이치는 오산덕'이라는 제목의 기행문을 싣고 김정숙의 탄생 설화, 항일투쟁 활동, 김일성 주석과의 혁명활동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함경북도 회령군에 있는 생가 방문기인 이 글은 김정숙을 "조국과 인민, 혁명을 위하여 한생을 깡그리 바쳐오신 백두산 여장군"이자 "우리 인민이 대를 이어 태양복, 수령복, 장군복을 누리게 하여주신 어머님"이라고 부각했다.

1917년생으로 김일성 주석의 첫째 부인인 김정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경희 전 당비서의 친모로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 계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태양의 해발로 영생하시는 백두산 녀장군', '백두광명성을 받들어 올리신 혁명의 어머니' 등의 글에서 "항일대전의 격전장에서 자제분을 키우셔 민족만대의 중흥을 담보하여 놓으신 민족의 위대한 어머니, 절세의 백두산 여장군은 인류사의 어느 갈피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은 김정은 체제 3년이 되는 현재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부인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모인 고영희의 생일이나 기일은 공식적 추모를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그녀의 출신성분과 '불충한 가족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53년생인 고영희는 생전에 김 위원장의 공식부인으로 자리를 굳혔지만, 북한에서 나고 자라 항일투쟁과 함께 혁명활동에의 혁혁한 공을 인정받는 김정숙과 달리 일본에서 태어나 9세 때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온 '교포 출신'이다.

나아가 그녀의 여동생 고영숙은 2001년 스위스 체류 중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고 오빠도 비슷한 시기 서유럽국가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체제에 치욕을 남긴 셈이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의 생일이 민족명절로 지정되면 친모인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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