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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래관광' 시대 열고 퇴장하는 여행선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를 구경하는 고래관광 시대를 열어젖힌 관경선이 그 임무를 다하고 퇴장합니다.

울산시 남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고래바다여행선'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한 '울산고래호'를 이달 중 국립수산과학원에 반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남구는 고래관광을 위해 장생포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이듬해인 2009년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이 배를 들여왔습니다.

길이 39.4m, 너비 8m의 262t급 어족자원 조사선을 무상으로 빌려 공연장을 갖춘 승선정원 107명 규모의 관경선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울산고래호는 2009년 4월 13일 처음 나선 시범운항에서부터 참돌고래떼 관광에 성공하며 대박을 예고했습니다.

이후 이 배는 2012년 말까지 4년 동안 총 322회 운항하면서 2만96명의 승객을 고래바다로 안내했습니다.

이를 통해 3억6천630만 원 상당의 승선료 수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기운항 첫해인 2009년에는 고래 발견율이 9.7%로 저조했다가 이듬해 28.4%까지 상승했지만, 2011년 9.1%, 2012년 25% 등으로 들쭉날쭉한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남구가 지난해 550톤 급 크루즈선(정원 394명)을 도입하면서부터 울산고래호의 영광의 시절도 막을 내렸습니다.

고래관광은 더 크고 편안하고 안전한 크루즈선의 몫이 됐고, 밀려난 울산고래호는 기약 없이 항구에 정박해 있는 처지가 됐습니다.

특히 2011년 국립수산과학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선박 무상임대 문제가 지적된 이후, 남구는 2012년부터 한해 1천500만 원의 임차료를 지급해야 했습니다.

결국 고래관광에 나서지 않은 작년과 올해는 항구에 정박시킨 채로 임차료 3천만 원만 지급한 셈이어서 '예산 먹는 애물단지'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남구는 국립수산과학원과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 말 배를 반납할 예정입니다.

관경선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친 부분에 대해서도 '원상복구 하지 않아도 된다'고 수산과학원 측과 합의한 상태입니다.

선령이 23년가량 된 이 배는 선박의 수명을 다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납되면 국유재산법에 따라 불용 처분을 받은 뒤 매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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