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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십만 마리 철새떼 '장관'…농가는 AI 걱정

<앵커>

해남과 영암 일대에 올해도 수십만 마리의 철새떼가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AI확산과 농작물 피해가 되풀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입니다.

<기자>

서남해의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해남 고천암호 간척지입니다.

수만 마리의 기러기와 가창오리들이 떼를 지어 화려한 군무를 펼칩니다.

추수가 끝난 논과 호수 위에도 휴식 중인 철새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남 고천암호와 영암호 일대는 지난달 가창오리를 시작으로 기러기와 청둥오리, 가마우지 등 40여 종의 철새, 30만 마리가 월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농민들은 철새떼의 화려한 날갯짓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닭·오리 농가들은 올 초 발생한 AI의 공포가 되풀이되지는 않을까 누구보다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철새도래지 인근에 닭·오리농가들은 감염을 우려해 아예 농장을 폐쇄하거나 철저하게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근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먹이가 떨어진 철새들이 밀이며 보리 등 겨울작물을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는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채취를 앞둔 김 양식장까지 날아들어 김발을 싹쓸이하고 있어 주민들은 철새는 달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임일회/고천암호 인근 농가 : 거의 철새가 뜯어먹고, 사실상 우리가 먹을 것은 없어요. 사람이 먹을 것은. 농사짓는 우리들은 아주 화가 날 정도입니다.]

전라남도와 해남군 등은 철새도래지 주변에 대한 소독과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철새 먹잇감으로 볏짚이나 보리 등을 확보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개체 수에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임재영/해남군 축산진흥사업소 : 상시적으로 예찰 활동도 강화하고 있고 농가 중심으로 소독 실시도 점검하고 있고… 지금 소독을 실시하면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려한 군무를 뽐내며 남녘의 하늘을 수놓는 철새떼가 해를 거듭할수록 반갑지 않은 겨울손님이 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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