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대배심도 백인 경관 불기소…곳곳서 시위

뉴욕 거리에서 낱개 담배를 팔던 흑인을 체포하다가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에게 미국 뉴욕시 대배심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당국자와 변호인이 밝혔습니다.

미국 전역으로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은 현지시각으로 3일 흑인 에릭 가너를 담배 밀매 혐의로 체포하다가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렐오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대배심은 지난 7월 17일 체포 당시 동영상 분석과 스태튼아일랜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증언 청취 등 석 달간의 조사 끝에 표결했으며, 그 결과 이날 판탈레오 경관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영상에는 단속에 걸린 가너의 뒤로 한 경찰관이 다가가 그의 목을 감싸는 형태로 졸랐고, 천식 환자였던 가너가 넘어진 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경찰들은 그를 제압해 수갑을 채웠습니다.

가너는 길바닥에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뉴욕 경찰은 이 같은 목조르기 기법을 금지하고 있어 가너의 죽음은 경범죄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이 일었습니다.

이번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사건 현장과 맨해튼 그랜드센트럴역, 타임스퀘어 등에는 30∼200명씩 모여 퍼거슨 시위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가너의 유족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히면서도 비폭력 시위를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