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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와 '속쓰린 이별' 재현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와 '속쓰린 이별' 재현
삼성이 프랜차이즈 스타와 속쓰린 이별을 재현했다. 삼성 구단 최다승 투수 배영수(33)가 한화로 전격 이적한 것이다. 삼성 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적 중 하나로 남을 일이다. '푸른 피의 에이스'가 이제는 주황색의 피를 수혈하게 됐다. 

배영수와 삼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0년 1차 지명으로 연고팀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에게 파란색 유니폼은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배영수는 운명을 거스르지 않았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진통제를 먹어가며 이 악물고 던진 것도 삼성이 그의 운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더 이상 전성기처럼 강속구를 던지지 못했다. 한 때 1승12패 투수로 바닥까지 떨어진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삼성팬들은 그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로와 격려로 다시 일으켜 세웠다. 배영수는 삼성 마운드의 혼이었다. 15년 청춘을 고향팀에 바쳤다. 그러나 프로는 냉정했고, 안타까운 이별의 현실에 마주했다. 

삼성은 미래 가치를 생각했고, 냉정한 잣대로 배영수를 평가했다. 이는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일이다. 프로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선수가 바로 '삼성의 배영수'라서 이성과 감성이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배영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둥지를 떠났고, 삼성은 뼛속깊이 정든 프랜차이즈 스타와 결국은 헤어지게 됐다. 

이는 삼성의 과거를 연상시킨다. 삼성은 1980년대 당대 최고 투수와 타자이자 대구 지역 최고 스타였던 김시진과 장효조를 트레이드로 떠나보냈다. 1988년 시즌 후 차례로 롯데와 빅딜을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와 헤어졌다. 우승을 하지 못한 프랜차이즈 스타와 이별이었지만 빅딜 이후에도 삼성의 우승은 오래도록 이뤄지지 않았다. 

1997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초창기 삼성을 대표하는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포수 이만수와도 안 좋게 결별했다. 선수생활 연장을 바랐던 이만수와 구단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당대의 스타였던 이만수는 은퇴식 없이 쓸쓸하게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이만수는 삼성 유니폼을 입지 못하며 고향팀과 거리를 둬야 했다. 

몸에 파란피가 흐른다던 양준혁도 삼성과 중간에 헤어진 시기가 있었다. 1998년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은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운드 보강 차원에서 해태 특급 마무리 임창용을 영입했다. 그때 해태에 내준 선수가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 양준혁.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의 일방적인 트레이드를 거부하며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001년 시즌 후 FA가 돼 삼성으로 복귀, 2010년 성대한 은퇴식으로 마무리돼 그나마 해피엔딩이었다. 

이외에도 김성래·강기웅·이종두·김상엽·박충식 등 초창기 삼성 스타들은 대부분 전성기를 지나 팀을 떠나는 운명을 맞았다. 2000년대 들어 삼성은 구단 최초로 은퇴식을 가진 류중일 감독을 시작으로 김현욱·김한수·전병호·김재걸·양준혁의 은퇴식을 열어주고, 이승엽과 임창용을 복귀시키며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 대우를 확실하게 해줬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런 배영수와 이별은 더 아프게 느껴진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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