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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유엔 안보리에 무슬림 국가 없어"

에르도안, 연일 이슬람 중심적 발언…"노벨상도 편향적"

터키 대통령 "유엔 안보리에 무슬림 국가 없어"
최근 이슬람 중심적 발언을 쏟아 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모두 기독교 국가라며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터키 일간지 자만 등은 3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기독교 국가로만 구성됐으며 무슬림 국가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이며 중국에서 기독교도는 소수다.

터키는 지난 10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도전했으나 3차 투표에서 스페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세계는 5개국보다 크다"며 상임이사국이 세계 주요 현안을 모두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제기구들의 결정들을 보면 객관성을 기대할 수 없으며 서방 이념에 편향된 결정들이 내려진다"며 노벨상위원회도 절대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벨상을 받은 터키인은 2006년에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유일하지만 파묵은 아르메니아 학살 발언과 관련해 국가를 모독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에도 터키 학생들이 알버트 아인슈타인 같은 외국 과학자들은 잘 알면서도 무슬림 과학자들은 모르고 있다며 이슬람 과학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5일에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무슬림 항해사들이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국내외의 조롱을 받자 저명 이슬람 역사가의 저서에 나온 내용이라며 무슬림이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혐오'가 심각하고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서방의 이슬람 비하를 비판했다.

터키와 대립각을 세운 이스라엘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거 오스만제국을 동경하며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 오스만주의'(neo-Ottomanism)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살 때부터 이슬람계 정당인 국가구원당의 이스탄불 청년지부장을 맡아 이슬람 정치운동을 시작했으며, 2001년 이슬람계 정당인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해 당대표가 됐다.

그는 2002년 11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에서 처음으로 이슬람계 정당의 단독정부를 출범시켰으나 이슬람으로 국민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복역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총리에 올랐으며 지난해 8월 사상 첫 직선제 대선에서 승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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