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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IS와 트위터 전쟁' 실효 의문

美 국무부 'IS와 트위터 전쟁' 실효 의문
지난주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에 오른 글 하나가 화제가 됐다.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네티즌이 18일 트위터에 "IS는 이라크·시리아 군대에 맞선 수니파 무슬림의 유일한 구원자"라는 트윗과 함께 첨부한 사진의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었다.

이 네티즌이 올린 문제의 사진은 군복을 입은 남성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수니파 여성이 이라크·시리아 병사에게 잡혀 성추행을 당한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4시간 뒤 미 국무부는 '싱크 어게인 턴 어웨이'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 사진은 헝가리 포르노 동영상에서 나온 장면이다. (IS는) 가짜 사진으로 사람들을 현혹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이 계정은 딱딱한 공식 용어보다는 네티즌이 쓰는 속어를 절절히 섞어가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IS의 선동과 선전을 비판해 왔다.

이를 두고 관련 전문가들은 전혀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 비판은 한마디로 "미 국무부의 대응은 고리타분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IS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각국 젊은이들을 선동하자 미 국무부가 '트위터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이런 이성적인 방법으로 IS의 오류를 지적하는 게 네티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제가 된 포르노 사진에 대해 미 국무부 계정에서 반박이 나오자 네티즌들은 IS의 허위사실 유포를 비판하기보다 트위터에 당장 "포르노였어? 그런데 너희(국무부)는 포르노인지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조롱했다.

미 국무부가 IS에 대응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는 정부 기관, 언론, 안보관련 연구소 등이 대부분으로, 젊은 네티즌과 직접 연결된 IS 측의 계정과는 '청중'이 다른 탓에 국무부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허점도 있다.

안보 전문 연구소 수판그룹 패트릭 스키너 본부장은 "미 국무부는 이성을 동원하려고 하지만 이성적 설명은 140자(트윗 글자제한)안에선 효과가 없다"며 "IS는 분노를 이용하는데 10∼20대에게 '선'(善)은 따분하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상에선 논리나 사실에 맞지 않는 그야말로 '아무말'이나 즉흥적으로 내뱉는데도 미 국무부는 이런 특성에 맞지 않게 너무 근엄하면서도 게다가 늦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스키너 본부장은 "많은 젊은이가 별다른 생각없이 체게바라 티셔츠를 입는 것처럼 트위터 상에선 그냥 재미로 지껄인다"며 "미 국무부는 (어색하게) 너무 쿨한 척 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 국무부가 IS와 연관되거나 지지하는 네티즌의 허위사실과 비논리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오히려 IS의 격을 높이는 역효과를 낳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포린폴리시카운슬의 제임스 로빈 선임연구원은 "강한 국무부가 소셜 미디어에서 저급한 IS와 엉키는 것은 이길수 없는 전투"라면서 "말려들지 말고 IS의 계정을 폐쇄해버리는 게 낫다"고 주문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에서 IS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계정은 2만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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