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함께 겪어온 단짝 로지(릴리 콜린스)와 알렉스(샘 클라플린)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영국의 작은 고향마을을 떠난 미국 보스턴의 대학에 함께 가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서로의 감정을 숨긴 채 각자 다른 파트너와 간 졸업파티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알렉스는 미국에서 계획대로 인생을 설계해 나가지만, 로지는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고향의 호텔에서 일한다. 몇 년 후, 보고 싶다는 알렉스의 연락을 받은 로지는 희망을 품고 보스톤으로 향하지만, 이미 그의 옆에는 다른 여자가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은 12년에 걸쳐 엇갈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러브, 로지'는 "남자와 여자는 친구는 될 수 있을까"라는 해묵은 논제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로지와 알렉스는 동성 친구보다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며 서로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과 뜻깊은 날 서로를 먼저 찾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섣불리 이성으로 다가가지는 못한다.
두 배우는 닿을 듯 닿지 않는 안타까운 인연을 실감나게 연기해내며 로맨스 영화로서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여기에 포트마녹 해변, 위클로 카운티의 파워스코트 등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수채화 같은 영상, 엘튼 존부터 릴리 알렌, 비욘세, 엘리엇 스미스 등의 풍성한 목소리로 완성된 OST는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고조시킨다.
'러브, 로지'는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누군가를 다시 보라'로 말하며 관객들의 잠재된 연애 세포를 깨운다. 이 영화가 가진 전형성, 비현실성에 대한 딴지는 잠시 접어두고, 두 남녀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와 애틋한 사랑에 취해보자. 그것이 '러브, 로지'가 선사하는 미덕이다. 12월 10일 개봉, 상영시간 102분, 전체관람가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