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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브리핑] 수능 복수 정답 인정…자연계 상위권 경쟁 치열

<앵커>

앞서 뉴스에서 보신 것처럼 오류 논란이 일었던 올 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과 영어 문항이 결국 복수 정답 처리됐습니다.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게 끝은 아니죠. 현장 브리핑 오늘(25일)은 정책 사회부 이경원 기자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이번에 복수 정답 처리된 문제가 2문제인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제가 문제가 됐던 두 문항이 모두 복수 정답 처리될 것 같다고 이렇게 말씀드렸었는데, 실제로 예상대로 그렇게 됐습니다.

지난번 수능부터 세계지리 출제 오류 때문에 한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잖아요, 그래서 이번 수능까지 이렇게 되니까 평가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화면 보시죠.

여러 차례 설명해 드렸지만, 문제가 된 건 생명과학 2 8번과 영어 25번이었죠.

생명과학 2는 기존에 정답으로 제시됐던 보기 4번과 2번이, 영어는 보기 4번과 5번이, 복수 정답으로 인정됐습니다.

생명과학 문제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이유를, 영어 문제는 퍼센트 포인트라고 써야 할 곳에 퍼센트라고 쓴 것이 잘못으로 인정됐습니다.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출제오류가 공식 인정된 것은 이번에 다섯 번째인데, 2년 연속으로, 그것도 한 해 두 문제가 출제 오류로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개별 수험생들이 점수만 바뀌는 것이 아니고 등급 자체가 아예 바뀌기 때문에 개별 수험생들 입장에서 보면 입시 전략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기자>

네, 얼핏 생각하면 한두 문제가 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요즘 같이 수능이 쉬운 시대, 그래서 변별력이 낮은 상황에서는 그 한두 문제가 대학의 당락을 결정할 수도 있거든요, 특히 생명과학2 복수 정답의 여파는 꽤 클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선택한 수험생이 정확히 3만 3천221명인데, 2만 명 정도가 추가로 정답을 인정받을 것 같습니다.

응시자의 66%나 되거든요, 그러면 원점수 기준으로 전체 평균이 1점 이상 올라갈 거란 분석인데, 그렇게 되면 그만큼 생명과학 2가 쉬워졌다는 결론인 거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표준점수가 좀 떨어지고 그 손해는 원래 평가원이 내놨던 정답, 보기 4번을 선택한 학생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거죠.

물론 중복 정답으로 문제를 맞힌 수험생이야 좋겠지만요, 입시기관들은 등급이 오르는 수험생은 최소 3천 명, 등급이 떨어지는 학생은 최대 6천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수학 B의 만점자 비율이 4%대로 추정될 만큼 쉽게 출제됐잖아요, 여기에 생명과학 2의 변별력마저 떨어지게 되니까 경쟁은 치열해지게 됩니다.

영어는 복수정답 논란이 일었던 보기 5번을 고른 수험생이 2% 정도에 불과해 입시의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점수도 점수입니다마는 시험 보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고민하느라 다른 문제도 제대로 못 풀었다. 이런 불만도 나올 수 있을 것 같고요, 어쨌든 사태가 커졌으니까 누군가 책임을 져야 될 텐데, 이미 한국교육평가원장은 물러난 거잖아요, 어떻습니까? 이 책임 문제는

<기자>

그제, 그러니까 일요일이었죠.

교육부 출입기자들한테 교육부가 단체 공지 문자 하나를 보냈었어요, 이번에 있을 기자회견이 교육과정평가원장 단독으로 진행되기로 했었는데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나온다는 공지 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뭔가 큰 게 발표될 것 같다. 혹시 평가원장의 사퇴가 거론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예상대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김성훈/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 모든 책임을 지고 평가원장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김 원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평가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또 흠결이 있는 문제를 내게 됐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수능 시험을 총괄하는 평가원장이 출제 오류로 사퇴한 것은 2004학년도와 2008학년도 수능에 이어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다만 평가원은 오류 문항을 출제한 출제 위원에게는 책임은 묻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제 위원에게 책임을 물으면 수능 출제에 참여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책임지고 물러는 이런 것이 관행화 돼 있는데 사실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죠. 구조적으로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뭔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데, 교육부는 어떤 개선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역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죠.

교육부가 다음 달부터 수능 체제 개편에 돌입한다고 밝혔는데, 가칭입니다만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일단 선임하기로 했고요, 교육계 인사뿐만 아니라 학부모, 법조인, 언론인같이 비교육계 인사도 참여시킨다고 합니다.

대략 10명에서 15명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일단 수능 문제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인적 구성이나, 교수와 교사 비율, 그간 출제 과정의 한계로 지적된 다양한 문제들을 두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뿐 아니라 수능과 EBS 연계나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하겠다는 이런 얘기들까지 다 꺼내놓고 얘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 또 곱지만은 않습니다.

지난 2004학년도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가 났었는데, 그 당시에도 출제진 구성이나 인맥, 학맥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있어 왔거든요, 그래서 당시에도 수능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대책도 마련하고 그랬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일이 또 반복된 셈이니까요, 이번만큼은 보여주기식 대책, 구색 맞추기식 대책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이런 얘기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한데, 우리나라 입시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제대로 된 개선책이 나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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