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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과 '철의 장막' 칠 계획 없어"

푸틴 "서방과 '철의 장막' 칠 계획 없어"
러시아는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면서 새로운 '철의 장막'을 칠 계획이 없으며 다만 자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애쓰고 스스로의 발전 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 한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과의 갈등,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 문제, 2018년 대선 출마 계획 등에 대해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자립하게 되고 강해지며 외부를 향해 자국의 이익을 수호할 권리에 대해 주장하려 하면 곧바로 러시아와 그 지도자들에 대한 서방의 태도가 바뀐다"며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 때도 그랬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처음에 옐친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환영했던 서방이 그가 유고슬라비아를 옹호하려 들자 즉각 그를 술주정뱅이에다 모든 악덕의 근원으로 변모시켰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해 얘기하거나 그곳에 사는 러시아인들과 그들의 이익을 지키려 하면 곧바로 나쁜 나라가 되고 만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의 문제가 아니며 이 일이 없었더라도 (서방은) 다른 이유를 찾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이 러시아가 국제강국으로 부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핑계로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란 주장이었다.

푸틴은 이 모든 것이 지정학적 경쟁의 일환이라며 지정학적 경쟁에서는 재정, 국방, 경제, 사회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강한 나라가 되든지 아니면 자국민의 이익을 수호할 가능성을 잃고 3류나 5류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가 외부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소련 시절 '철의 장막'이 러시아에 끼친 폐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 역사에서도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격리시키려 한 시기가 있었지만 항상 이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절대 이 길(고립화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며 우리 주위에 장막을 세울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최근 국제 저유가 현상 때문에 자국 통화(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데 대해 국제 유가 하락은 근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생기는 현상이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밀약해서 유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문제라고 하지만 예산 집행 차원에선 오히려 수출 대금으로 받는 달러 값이 올라 예산 수입이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며 재앙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은 이밖에 자신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국가를 위해서도 해롭고 내게도 필요 없다"며 "헌법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어떤 경우든 내 임기는 헌법으로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따르면 2018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긴 하지만 그것이 내가 그런 결정(출마 결정)을 내릴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체적 분위기와 국민 여론, 나의 생각 등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벌써 그것에 대해 생각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아직 2014년도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2018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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