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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北 연평도 포격 4주년…작은 어촌 섬 '여전한 상흔'

[포토] 北 연평도 포격 4주년…작은 어촌 섬 '여전한 상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4주기를 사흘 앞둔 오늘(20일) 어구를 손질하는 연평도 주민들의 표정은 평온하지만 4년 전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의 거센 불기둥의 악몽은 아직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0년 11월 23일은 북한과 맞닿은 연평도 주민들에게 잊히지 않는 '악몽의 날'입니다.

7.01㎢의 작은 섬 연평도에 해안포와 곡사포 170여 발이 1시간 동안 민가와 해병대 막사에 우박처럼 쏟아졌습니다.

1천700여 명이 사는 어촌 섬마을은 삽시간에 불바다가 됐습니다.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되고 군인 등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연평도 주민 김모(47)씨는 "4년이 지났지만 11월만 되면 악몽을 꾸는 날이 잦다"며 "포탄소리와 비명이 머릿 속에서는 점차 잊혀 가는데 몸은 기억하나 보다"고 당시의 상처가 매우 깊었음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주민 이모(54)씨도 "포탄이 머리 위로 날아오는 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그날의 상처는 영원히 흉터로 남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섬 주민들은 지금도 남북한이 날카롭게 성명전을 벌이거나 대북전단에 북한이 조준 사격을 가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이씨는 "북한이 백령도에 무인항공기를 띄우고 대북전단에 조준사격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포격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로 며칠 밤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우리를 홀대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포격의 상처는 여전하지만 포격 사태 이후 '서해 5도를 안전하게 발전시키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정부 지원금이 해마다 줄고 국민의 관심 밖에서도 밀려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는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이라는 거창한 그림을 제시하며 연평도를 비롯, 백령도와 대청도 등 최북단 섬 주민들에게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북한과 불과 13㎞ 떨어진 '불안한' 연평도에서도 사람이 안전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 사업비로 2011년 첫해 420억원이 책정된 이래 2012년 370억원, 지난해 381억원, 올해 263억원으로 해마다 국비 지원액이 동결되거나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올해에도 인천시는 425억원을 지원 신청했지만 지난해 수준의 예산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민 김씨는 "이제 연평도 포격 사건은 여기 주민들만 기억하는 것 같다"며 "당시에는 떠들썩했지만 정부나 국민은 시간이 가면 관심도 없고 남의 나랏일인 듯 한다"고 퉁명스럽게 내뱉었습니다.

인천시 옹진군의 한 관계자도 "연평도 포격 사태가 일어나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자 첫해에만 많은 예산이 지원됐다"며 "연평도 포격 사건이 점점 잊혀 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연평도를 찾는 관광객도 잠깐 급증 추세를 보이더니 최근 급격히 감소, 주민들은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연평도를 찾은 관광객은 2010년 2만2천700여 명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3만5천여 명으로 전년보다 54%가량 크게 늘었고, 2012년에도 3만4천 명 선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2만4천800여 명으로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올해에는 세월호 여파도 있긴 했지만 10월 현재 1만6천여 명에 그쳐 2000년대 이후 역대 최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섬을 찾는 관광객이 줄면서 어업 외 연평도의 주 수입원인 관광업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연평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장모(68)씨는 "연평도 포격 사태 직후에는 높은 관심에 관광을 오는 사람이 많았다"며 "점점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먹고 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숙박업을 하는 김모(61)씨는 "주민들은 매년 열리는 포격 도발 추모식을 반기지 않는다.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게 돼 일상생활이 힘들뿐만 아니라 그나마 섬을 찾아오는 관광객들마저 불안하게 만든다"며 "연평도가 상처만 남은 불모의 섬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23일 연평도 평화추모공원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4주기 추모식을 엽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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