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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투수 밴 헤켄, MVP '0표'에 담긴 아쉬움

20승 투수 밴 헤켄, MVP '0표'에 담긴 아쉬움
선수 본인은 그 자리에 없었으나 모두가 말로 표현 못할 씁쓸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지난 18일 양재동 더 K 호텔에서는 한 시즌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MVP,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그중에서도 정규 시즌에서 가장 높은 활약을 한 MVP 결과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려 있었다.

MVP 후보는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과 박병호, 강정호, 앤디 밴 헤켄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 릭 밴덴헐크가 포함됐다. 시상식 직전 개표된 언론사 기자단 투표 결과 수상의 영예는 올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서건창에게 돌아갔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서건창이 MVP를 받는 것에는 모두 크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서건창은 기자단 유효표 99표 중 77표, 약 7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뽑혔다. 이외 박병호가 13표, 강정호가 7표, 밴덴헐크가 2표를 각각 받았다.

표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올 시즌 20승 투수 고지에 오른 밴 헤켄에게는 단 1표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날 밴덴헐크가 외국인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상식에 참석했고 밴 헤켄은 미국으로 돌아가 불참했으나 투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치러졌다. 밴 헤켄은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밴 헤켄은 올 시즌 20승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다승 1위, 탈삼진 2위, 승률 2위, 평균자책점 3위로 선발 투수 랭킹 상위권에 골고루 자리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서건창의 성적이 워낙 더 압도적이라, 아마도 '서건창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사표(死票)'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 밴덴헐크는 담당팀의 '후원'을 받았으나 밴 헤켄은 그렇지 못했다. 밴덴헐크는 지역 연고 신문이나 팀 담당기자들의 표를 받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밴 헤켄은 팀 동료들이 모두 경쟁자였다. MVP 후보를 4명이나 배출한 넥센은 기자들의 표가 갈릴 경우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렇다 해도 올해 같은 타고투저의 시즌에서 밴 헤켄이 밴덴헐크보다 더 적은 표를 받을 이유는 없었다. 그것도 0표의 굴욕이었다. 지난 2012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의 성적으로 브랜든 나이트가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을 때 밴 헤켄은 이례적으로 화를 냈다. 밴 헤켄 역시 그 피해자가 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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