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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대화방에서 꼬리 밟힌 글로벌은행 환율조작

마감 직전 시세조작…트레이더간 비밀대화 내용 공개

환율조작으로 미국과 영국,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글로벌 은행의 트레이더들은 하루 1분간의 담합거래로 3조5천억 파운드(약 6천52조원) 규모의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런던 외환시장의 당일 환율시세가 오후 4시에 마감되는 점을 이용해 인터넷 대화방에서 마감 직전 1분 동안 고객의 기밀정보를 주고받으며 거래량을 담합해 손쉽게 시세 차익을 챙겼다.

글로벌 은행의 이 같은 행각은 시세마감을 앞두고 트레이더들 사이에 오간 인터넷 대화 내용을 통해 실상이 드러났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 트레이더들만의 비밀 대화방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불법이 판치는 공간이었다.

이들은 서로 고객의 거래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마지막 1분 동안 마감시세를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방법으로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공개된 대화록 중에는 HSBC 은행의 한 트레이더가 "이러면 어떻게 공돈을 벌 수 있겠냐?"며 대규모 거래를 사전에 알리지 않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UBS의 트레이더는 그날의 시세 조작을 언급하며 "내 경력 중 최고의 조작이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들은 "어서 움직이자"며 행동을 촉구하거나 "아주 잘했다. 이번 달에 몇 건만 더하자"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또 "우리를 보호하려면 다른 얼간이들에게 비밀을 알려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밝힌 사례 중에는 HSBC가 파운드·달러 환율을 마감 직전 1.604에서 1.600으로 조작해 10만 파운드의 시세차익을 거둔 일도 있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다른 담합거래에서 수초 만에 39만 파운드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씨티은행과 JP모건체이스, RBS, UBS, HSBC 은행 등 5개 은행은 앞서 12일 환율조작 혐의로 미국과 영국, 스위스의 금융 당국으로부터 34억 달러(3조7천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사법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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