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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 "정선아리랑 재해석…고통 즐기며 진화 꿈꾸죠"

28∼30일 국립극장서 '에벌루션' 공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제주 전국체전 개막식 등 그가 오른 특별한 무대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도 자신의 정기 공연을 앞두고서 "이번 공연은 나에게도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피아니스트 겸 프로듀서 양방언(54)의 이야기다. 그는 오는 28~30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양방언 에벌루션(Evolution) 2014'를 개최한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그는 이번엔 정선아리랑에 꽂혀 있었다. 이미 우리의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리랑 판타지', '아리랑 교향곡' 등을 선보였지만 이번 공연에선 정선아리랑에 크로스오버 색채를 입힌 신악곡을 선보인다. 또 강원도 정선군의 초청으로 오는 12월 4일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공연에서도 정선아리랑의 다른 버전 한 곡을 추가로 초연할 예정이다.

그는 "정선군이 대중이 부를 수 있고 세계인도 공감할 음악으로서의 정선아리랑을 원했다"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전통악기 등을 가미해 연주 버전과 노래가 들어간 버전 등 두 가지로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 이 작업에 몰두해서인지 정선아리랑 예찬이 이어졌다.

"아리랑의 원류인 정선아리랑은 작곡자가 없고 가사가 수천 개일 정도로 버전이 많아요. 가창자가 돌아가며 랩처럼 얘기를 풀어나가다 막히면 다 같이 후렴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를 부르는 식이죠. 노래의 상당 부분이 빠른 말투의 사설로 된 엮음아리랑이어서 지금도 가사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 음악이에요. 정말 매력적이죠."

이번 공연에서 정선아리랑은 수많은 레퍼토리 중 하나다. 그간 발매한 앨범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다큐멘터리의 영상 음악 등 작업물이 방대한 아티스트답게 이번 공연에선 이를 아우른다. 현재의 양방언을 보여주는 무대이니 정기 공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클래식과 국악 등 여러 장르를 크로스오버한 음악을 매번 다른 모습으로 선보이고자 공연 연출도 직접 한다.

"2014년 에벌루션 공연의 진화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는 "90분짜리 공연은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곡 순서를 매끄럽게 채워넣는 일은 시나리오를 쓰는 영화감독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엔 새로운 악기 편성으로 흥미로운 구상을 하고 있다. 15명의 현악 연주자, 타악 연주자, 밴드가 어우러지는 무대로 밴드에는 국카스텐의 드러머 이정길이 가세해 눈길을 끈다.

그는 특히 타악 퍼포먼스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지의 타악 연주자 4명이 참여한다"며 "마림바, 비브라폰, 글로켄슈필, 튜불라벨, 팀파니 등 멀티 퍼커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난타' 느낌이 날 수도 있다. 시각적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해녀의 노래' 무대에선 "실제 제주의 해녀 분들이 노래를 부르면 울림이 클 것 같아 섭외 중"이라 귀띔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건 매번 나를 설레게 한다"고 웃었다.

"이런 구상을 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운데 즐거워요. 새로운 발견이 있으니 중독성이 있죠. 고통스럽게 산꼭대기에 올라가야 다음 산꼭대기가 보이거든요. 그러면 또 거길 향해 가고 싶어지죠. 하하."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인 그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면 "할 일이 산더미"다.

내년 1월 개봉하는 일본의 대작 야구 영화 '어게인'의 음악 감독 및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제작을 맡았다. 또 일본 케이블 채널 애니메이션 '새벽의 요나'의 OST 작업도 하고 있다.

그는 "아티스트는 남는 게 작품 밖에 없다"며 "음악 작품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도 혼자 걸어가며 성장한다. 가끔 10년 전 발표한 음악이 TV CF에 쓰이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내가 돌봐주지 않았지만 몇년이 지나 다른 모습이 돼 있을 때 애착을 느낀다. 그래서 작업하는 모든 음악이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해철 씨의 죽음에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 것도 그가 대중의 마음속에 들어간 음악을 들려줬기 때문"이라며 "좋은 음악은 오래 살아간다. 내 음악도 그러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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