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금 전 뉴스에서 보셨습니다마는 가족관계증명서라는 게 있죠. 여기에는 이혼이나 재혼, 입양처럼 본인이 남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정보들이 다 나와 있어서 이것이 곤혹스럽다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런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공개되지 않도록 가족관계증명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사회부 김정윤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도록 하죠. 김 기자,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지금은 가족관계증명서라는 걸 떼면 이런 민감한 정보들이 다 들어있는 모양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어린이집에 이런 증명서를 제출할 때가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먼저, 곤란한 일을 겪었던 한 30대 여성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30대 여성 김 모 씨는 몇 해 전에 이혼을 하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는데요,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이곳저곳 회사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할 때마다 대단히 곤혹스럽다고 합니다.
김 씨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김 모 씨 : (회사) 면접 보면서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걸 보면 표시가 되니까, '이혼하셨네요?' 혹은 '왜 이혼하셨어요?'라고 한 마디 더 물어보는 게 부담스럽죠.]
가족관계증명서나 아니면 취직할 때 내는 기본증명서에 이혼 사실이 다 드러난다는 건데요, 특히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들은 혹시 자신의 일로 아이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 더 크다고 합니다.
김 씨의 말을 이어서 한 번 더 들어보시겠습니다.
[김 모 씨 : 제출하면서 아이가 선생님들에게 또 다른 차별적 대우를 받을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실제 이런 민원이 적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앵커>
저런 상황이 되면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질 텐데, 그런데 이 신분을 증명하는 증명서가, 물론 말씀하신 가족관계증명서가 대표적이긴 하지만 또 다른 증명서도 이런 게 많지 않습니까?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우선 신분과 관련한 증명서의 종류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지난 2008년에 호적제도가 현재의 가족관계등록부 제도로 변경됐지 않습니까?
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반해서 현재 발급되고 있는 신분 관련 증명서는 크게 5가지 종류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가 있고요, 기본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이 있는데요, 가족관계증명서는 말 그대로 가족의 관계를 보여주는 서류입니다.
혹시 자녀를 데리고 재혼을 했다면, 이전 혼인관계에서 낳은 자녀들이 지금은 모두 다 기재가 돼서 나옵니다.
그리고 기본증명서는 자기 자신과 관련해서 등록기준지, 생일, 주민번호 같은 게 나오는 증명서인데요, 지금은 이걸 떼면, 본인의 친권이 바뀐 이력이나, 아니면 이름을 바꾸는 계명을 했다면 계명한 이력까지 모두 표시가 됩니다.
혼인관계증명서엔 이혼, 재혼 사실 등이 다 기재가 되어 있고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정부와 대법원이 "그럼 이 증명서에 표시되는 정보 내용에서 앞으로 개인정보를 강화하자." 이렇게 하기로 한 겁니다.
이 배경에는 연간 이혼 건수가 11만 건이 넘어서고 있고, 한부모 가정이 전체 가구의 9%에 이르는 현실도 감안이 됐습니다.
<앵커>
이런 증명서들이 떼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쉽게 본인이 꺼리는 정보들이 공개될 수 있다. 이런 건데,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봐야 될 텐데, 그렇다면 이혼이라든지 재혼 관련 정보는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건 아예 못 보는 겁니까?
<기자>
아예 못 보는 건 아닙니다.
보통 주민센터에 가서 "가족관계증명서 한 통 주세요." 그렇게 말을 하고 서류를 떼잖아요, 이제 이렇게 통상 기본적으로 발급되는 가족관계 증명서 그 서류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제외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한 번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재혼을 한 가상의 남성 가족관계증명서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자녀들의 성씨가 두 개입니다.
정 씨, 김 씨 이렇게 나오는데, 재혼을 한 경우는 지금은 이렇게 성이 다른, 현 배우자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자녀까지 통상 떼는 가족관계 증명서에 다 나옵니다.
만약에 자녀가 사망을 했다면 사망한 경우도 표시가 되고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제 혼인관계에서 낳은 자녀만 나오도록 한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혼인관계증명서에서도 이혼이나 재혼 사실은 표시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건 일반적으로 떼는 증명서에는 이렇게 한다는 거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예외적으로 모든 이력 정보가 필요할 경우에는 '상세증명서'라는 걸 뗄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 상세증명서는 이걸 필요로 하는 기관에서 명확한 사유를 설명을 해야 되는 거고요, 나아가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서 표시할 수 있게 하는 '특정증명서'라는 것도 도입이 되는데,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나는 이런 정보만 필요하니까, 이것들만 표시해달라'라고 요청할 수 있는 '칵테일식 증명서' 발급도 가능하단 얘기입니다.
<앵커>
아주 합리적으로 바뀌는 것 같기는 하네요, 이제 증명서도 개선됩니다마는 인우보증이라는 거 좀 어려운 용어입니다만, 인우보증이라는 것 있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말하자면 보증을 서면 출생신고, 사망신고를 늦추거나 이런 걸 할 수 있다. 이게 인우보증인데, 이게 없어진다고 하네요, 이건 또 어떤 내용이죠?
<기자>
인우보증이라는 게 말씀하셨던 것 중에 한자로 보면 이웃과 친구, 친척, 지인 이웃 린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우리나라 호적제도가 일제시대 도입이 됐는데, 이때만 해도 농경사회였지 않습니까?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출생 신고를 할 때 주변 이웃이나, 아니면 친척 2명이 보증을 하면 '이 아이가 언제 낳았다."라는 것을 관청에서 출생 신고를 받아줬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아이들을 다 병원에서 낳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 인우보증 제도가 본 취지와는 달리 악용되는 사례가 훨씬 더 많아지게 된 겁니다.
정부 설명을 들어보면, 범죄로 치면 전과자들이나 불법 체류자들이 악용을 많이 한다는 건데요, 예컨대, 전과자가 인우보증을 통해서 가짜로 사망 신고를 하고 실제로 활보한다든지, 아니면 주로 중국 동포들이 사례가 많다고 한다던데 "어렸을 때 우리 부모가 출생신고를 못 해서 지금 뒤늦게 한다. 그런데 이 두 명이 내 출생 신고 사항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신고를 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우리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아마 이런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매해 연말에 태어난 아이들을 한해 늦게 신고하고 싶을 때 종종 편법으로 사용을 많이 하는데요, 지금 나가는 표를 보시면, 올해 1, 2월에 인우보증 출생신고가 급증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태어난 아이를 일부러 늦춘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아마 학교 갈 때나, 아니면 나중에 직장에 취업할 때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 때문에 하는 것 같은데요, 정부가 이번에 이 인우보증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처럼 주민센터나 구청에 가서 인우보증 신고하는 건 불가능해지고요, 만일에 정히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면 법원이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지문조회 하거나 출생 관계 서류 등을 다 살펴본 뒤에 엄격하게 심사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앵커>
이거 굉장히 어려워지는데 못하는 건 아니고 법원이 여러 가지 정확한 절차를 거쳐서 하겠다면 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인데, 우리 실생활과 관련 있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들이 있는데 이게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는 겁니까?
<기자>
정부가 이번에 입법 예고를 했으니까요, 절차들을 거쳐서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서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산 정비를 거쳐서 정부 생각으로는 내년 하반기쯤부터 이런 제도 변화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앵커>
1년 뒤쯤이면 방금 김 기자가 얘기한 것처럼 변화가 우리 실생활에 적용이 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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