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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사태로 드러난 중국의 미성숙한 자선문화

에볼라 사태로 드러난 중국의 미성숙한 자선문화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번 에볼라 사태가 발생한 나라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별다른 기부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자선단체 기부가 아직 의미 있는 수준으로는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미성숙한 자선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 지적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기부지수에서 중국은 조사대상 135개국 가운데 13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미국 전국자선신탁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3천350억 달러(약 362조 1천350억 원) 이상을 기부했지만, 중국인의 자선단체 기부액은 989억 위안(약 17조 4천449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계은행이 집계한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 경제규모의 55% 수준에 이르렀지만, 자선기부액은 4.8%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중국의 많은 대형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으며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에서도 화웨이(華爲) 등 통신업체와 건설업체 등이 활동하고 있다.

기부 전문가들은 라이베리아와 기니, 시에라리온에서 사업하는 중국 건설회사들이 건축 재료와 인력을 기부해 에볼라 퇴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화웨이 대변인은 아프리카가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지만, 에볼라 피해국에서 자선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아프리카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이 자체 기부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국아프리카연구계획 소장인 데보라 브로티검 교수는 중국 국영기업들은 정부 주도의 자선 활동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로티검 교수는 "그들은 독립적으로 앞으로 나설 것 같지 않으며 긴급 상황에서 (자원을) 배분하는데 경험이 있는 정부가 무엇을 할지에 더 잘 알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아프리카 정부에 직접 현금을 주더라도 이 돈이 책임 있게 쓰일 것으로 믿지 않는 것도 기업 차원의 기부를 꺼리는 이유로 분석했다.

기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자선과 관련된 추문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선관련 비영리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도 중국인들이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로 보고 있다.

중국 투자회사 치밍(啓明)창투의 설립자인 게리 리셸은 "10여 년 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발 당시 중국 정부의 투명성 부족이 신뢰를 깎는데 기여한 것 같다"면서 "정부가 당시 얼마나 불투명하게 사스에 대처했는지를 본다면 '이런 일(기부)에 있어서라면 어떤 정부도 신뢰할 수 없다'라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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