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통 직장에 들어가면 월급을 적게 받으면서 일을 배우는 수습 기간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단기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이 수습 제도가 적용되면서 월급을 적게 주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조을선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편의점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 있어요?]
세 곳 모두 수습기간을 요구합니다.
[수습기간 3개월이죠. (시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수습기간에는 원래 (최저임금의) 80%예요.]
수습기간이라 최저임금도 못 준단 겁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24살 박 모 씨는 한 달 꼬박 일하고 100만 원 남짓 받았습니다.
수습 기간이라며, 최저임금에서 10% 정도 뺀 금액입니다.
교육은 그저 말뿐입니다.
[박모 씨/피해 아르바이트생 : 손님한테 '적립 어떻게 해요?' 이렇게 물어보면서 일을 배웠거든요.]
돈이 안 맞으면 자비로 물어내야 합니다.
[첫날 2만 원이 누락됐단 말이에요. 그래서 첫날 제 돈으로 채웠어요. 당연히 편의점 규칙은 이렇다고 해서.]
결국, 일을 그만두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은 뒤에야 못 받은 임금을 받아냈습니다.
수습제도는 1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됩니다.
최대 석 달 동안 최저임금의 90% 이상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장기 교육이 필요없는 1년 미만 단기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수습제도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계약서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문제 제기도 쉽지 않습니다.
[류모 양/피해 아르바이트생 : 거기 사장님도 근로계약서 쓰는 거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해주셨어요.]
청소년들의 평균 아르바이트 시급은 최저임금 5천210원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편의점 업주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편의점 업주 : 아르바이트비 한 달에 100~200만 원 주고, 관리비,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 게 있나요.]
하지만, 1년 이상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김민수/위원장, 청소년 유니온 : 무분별하게 수습기간을 적용하게 되면 최저임금 제도의 생활 수준을 보장한다는 원래 취지 자체가 위협받게 됩니다.]
최저임금은 맞춰달라는 아르바이트생과 나도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편의점 업주, 우리 사회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