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진통끝' 관료중심 중립내각 구성 합의

예멘 시아파 반군과 다른 정파들이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관료중심의 중립 내각을 구성키로 1일(현지시간) 합의했다고 알자지라, 예멘포스트 등 현지언론이 2일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시아파 반군 후티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에게 지난달 31일 '열흘안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않으면 무력을 행사하겠다'고 압박한 뒤 유엔의 중재로 이뤄졌다.

전문 관료로 구성된 내각은 후티가 제안한 안이다.

예멘 정치평론가 야신 알타미미는 예멘포스트에 "이번 합의로 후티가 예멘 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세력이 됐다"며 후티의 무력을 동원한 세력확장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 관료 중심의 내각이라고 하지만 결국 후티의 결정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예멘 주재 유엔 특사 자말 베노마르는 정파간 합의가 예멘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무력으로 사나를 점령한 후티는 9월21일 유엔의 중재로 예멘 정부와 한 달안에 새 정부를 구성키로 하는 내용의 휴전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내각을 함께 구성할 새 총리 후보를 지명했으나 후티가 반발하는 바람에 총리 임명이 한 차례 무산됐다.

이후 13일 후티의 동의를 얻어 총리 후보를 재차 지명했지만 이후 정파간 갈등으로 정부 구성이 휴전시 합의했던 한 달을 넘긴 채 지지부진했다.

하디 대통령은 장관 18석 중 9석은 집권 여당에, 나머지 9석은 24개 정파에 나누겠다는 뜻인 반면 후티와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각각 6석씩 자신들에게 할당해야 한다고 맞섰다.

새 정부 구성이 늦어지자 후티는 어느 정파에도 소속되지 않은 전문 관료로 내각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하디 대통령측이 정국을 안정시키려면 장관과 정파가 직접 연관돼야 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일 수도 사나 시내에서 민주화 인사이자 자유주의 정당 '민중의힘 연합' 사무총장 무함마드 압델-말리크 무타와켈이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무타와켈은 예멘의 새 정부 구성시 대통령이 자문하는 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