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슬란' 잘 팔릴까…업계 전망 엇갈려

현대자동차가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급인 전륜구동형 세단 '아슬란'을 오늘(30일) 공식 출시하자 자동차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아슬란을 출시한 것은 수입차가 70% 이상을 장악한 국내 고급차 시장을 빼앗아오겠다는 의미로, 마진이 많이 남고 부가가치가 큰 고급 대형차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막상 현대차가 2년여의 개발 끝에 아슬란을 공개하자, 업계에서는 "새로운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공개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안정적인 승차감, 정숙성을 살리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의 김충호 사장은 "쏘나타나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다음 차량으로 수입차를 선택할 때 가슴이 아팠다"면서 "승차감과 정숙성이 최대 장점인 아슬란을 에쿠스, 제네시스와 함께 고급차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슬란의 성공 여부는 '간섭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습니다.

현대차의 예상대로 수입차 수요가 아슬란으로 옮겨온다면 현대차 전체 판매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반면, 그랜저나 제네시스를 타려던 소비자들이 아슬란을 선택한다면 자체 시장을 나눠갖는 '악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김상대 이사(국내마케팅실장)는 "아슬란은 후륜구동인 제네시스와는 구동방식이 다른 전륜구동 최고급 모델"이라며 "그랜저 역시 엔트리 전륜구동 모델이어서 아슬란과는 차별화된다"며 설명했습니다.

김 이사는 "특히 독일계 디젤 차량이나 후륜구동 차량에 피로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그랜저보다 600만원이 비싸지만, 제네시스보다 1천만원 가량 싸기때문에 경제력이 있으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고객들에게는 먹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아슬란의 내부 디자인과 연비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제법 나왔습니다.

아슬란의 연비는 3.0과 3.3 모델 모두 9.5km/ℓ로, 제네시스의 3.3 모델(9.4km/ℓ)과 비슷하며 그랜저HG 3.0(10.4km/ℓ)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슬란의 내부 디자인이 그랜저와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어서 새로운 차가 나왔다기보다는 그랜저에서 차 크기만을 늘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이 차를 살 때 연비를 중시함에도 연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 "현대차가 연비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아슬란이 가격 경쟁력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잘 달리고 잘 서는 독일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과연 아슬란으로 옮겨탈지는 의문"이라며 "특히 내장재 등 감성품질 면에서는 독일차가 월등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