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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국감 스타' 김부선 씨의 거침없는 입담

[취재파일] '국감 스타' 김부선 씨의 거침없는 입담
올해 국정감사의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27일, 국정감사장의 '스타'는 단연 배우 김부선 씨였습니다. 김부선 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에 대해 진술했습니다.

● "기자들이 밥 사야"…의원에겐 "훈남이시네요"

이날 국감장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김부선 씨의 출석 소식이 사전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부선 씨는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여유가 있었습니다. 무언가 빼곡히 적은 수첩과 미리 준비한 인쇄물을 테이블에 꺼내놓고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취재진에게는 "다 써왔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본능적으로 대답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자분들이 저에게 밥을 사야 돼요, 자기네들이 할 일을 내가 다 한 거니까"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난방비 비리를 파헤쳐 사회적 이슈로 부각한 데 대한 자평이었습니다.

그 때 한 의원이 다가와 김부선 씨에게 악수를 건넸습니다. 김부선 씨는 "훈남이시네요"라고 받았습니다. 또 다른 의원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하자, 김부선 씨는 취재진을 향해 "오늘 처음 봤는데 친한 척 하는 거에요, 기자들이 있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질의가 시작되기 전 취재진을 보고 눈짓을 했다가 멋쩍은 듯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준비해 온 서류를 앉은 채 취재진에게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 '미혼모' '교도소' 아픈 과거도 거침 없이

질의가 시작됐습니다. 김부선씨의 답변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저는 연예인 생활을 아주 어릴 때부터, 스무살 때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살다보니 유부남이 총각이라고 해서 아이를 하나 낳아 졸지에 미혼모가 됐다"는 다소 '센' 발언으로 시작했습니다. 자신에겐 아픈 과거일 텐데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부선 씨는 "하지만 제 딸 아이는 훌륭하게 잘 키웠고 장학생으로 대학까지 마쳤다"고 운을 뗀 뒤 난방비 문제에 뛰어들게 된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그것도 5억 4천만 원 중 2억 7천만 원을 빌려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첫 해 겨울 난방비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나왔고, 알고 보니 500여 가구 가운데 100가구 이상이 난방비를 안 내더라는 것입니다.

 김부선씨는 이를 "미국 드라마 같은 일"이라고 빗댔습니다. 이어 자신이 낸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관리사무소는 어떤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교도소보다 폐쇄적인 곳이 관리사무소"라고 말했습니다. 김부선 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는 발언이었습니다.
김부선 연합

● 정치권에도 '일침'

김부선 씨는 정치권에도 할 얘기를 다 했습니다. "11년 동안 관리비 비리, 난방비 비리에 뛰어들면서 연예계를 떠날 생각도 하고, 심지어 조국을 떠날 생각도 했다"면서 "(국회의원) 여러분이 바쁘신 것 알지만 제가 연기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이 6월에 민생, 민생 하시겠다고 반바지 입고 하셔서 싹쓸이 하지 않았느냐"며 난방비 문제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서 '6월'은 6.4지방선거라기보다 7.30 재보궐선거를 잘못 얘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6.4 지방선거에서는 여야가 무승부를 기록한 반면, 7.30 재보궐선거에선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대통령이 강조한 '4대악'에 관리비, 난방비 문제를 포함시켜 '5대악'으로 해 달라,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나 하나만이라도'라는 자세로 나서달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질의가 끝난 뒤 김부선씨는 자신을 국감장에 불러준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에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난방비 문제) 좀 해결해 주시면 앞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동안 편견을 가지고 대했는데"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김부선 씨는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 "경제민주화가 토착하려면 우리가 쓴 만큼 내는지 감시해야 한다", "법이 완전히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거시적 담론'도 쏟아냈습니다. '난방 열사'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영광이지만 보통 '열사'는 고인을 이르는 말이니까 앞으로는 '난방 투사'라고 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국감장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던 김부선 씨, 그의 '클로징 멘트'는 의외였습니다. "연기를 하고 싶지 이런 데 오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기어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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