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잔류 농약이 기준치의 최대 100배인 필리핀산 바나나가 국내에 유통돼 당국이 뒤늦게 회수 조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 농약 바나나 750톤은 이미 시중에 풀린 상태입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과일 수입업체의 저장 창고에 압류된 필리핀산 바나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식약처는 지난 9월 말부터 수입된 바나나 1천 900톤에서 살균제의 일종인 이프로디온이 기준치의 10배에서 최대 100배가량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입업체 관계자 : (바나나 출고를) 전면 중단시켰어요. 당연히 나가면 안 되죠. 이런 상황에서 큰일 나죠.]
농약이 검출된 바나나 가운데 1천 150톤은 보관상태에서 바로 압류됐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750톤, 750만 개 분량의 바나나는 시중에 풀려 전량 회수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이중 일부는 지난 16일 경기와 강원 일대 대형마트 점포 59곳에서 반나절 만에 2천 100kg 분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약처는 최초 수입 당시 정밀검사에서는 문제가 없어 이후 육안으로 살피는 검사만 진행해왔으며, 지난 15일 수입한 바나나 유통단계에서 기준치를 넘는 농약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에 검출된 농약은 독성이 약한 편이며, 껍질을 벗겨 먹으면 별다른 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