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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단계 검사에도…" 미국 에볼라 대책 또 허점

"여러 단계 검사에도…" 미국 에볼라 대책 또 허점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가 확인되면서 미국의 에볼라 방지책이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서아프리카를 방문한 뒤 23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는 에볼라 주요 발병국인 기니에서 일하다 지난 12일 근무를 마치고 벨기에 브뤼셀 공항을 거쳐 17일 뉴욕 JKF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스펜서가 이용했던 JFK 공항은 지난 11일부터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에볼라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승객을 상대로 체온을 재는 입국 검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스펜서가 JFK 공항에 도착했을 때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돌아온 모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강화된 검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스펜서는 당시 여러 단계의 검사를 거쳤지만, 발열이나 다른 에볼라 증상이 없었다.

스펜서가 미국에 도착한 당일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스펜서에게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스펜서처럼 입국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입국 검사를 통과한 뒤 일상생활을 하다 뒤늦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입국 검사의 한계로 지적된다.

미국은 오는 27일부터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하는 승객의 70%가 몰리는 뉴욕,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등 6개 주에서 이들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 전원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추적 관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해당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미국이 내놓은 에볼라 대책의 허점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은 지난달 15일 몬로비아에서 감염된 뒤 미국으로 돌아와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당시 의료진의 오진으로 항생제 처방만 받고 집으로 돌아갔으며 이후 확진 이전까지 80∼100여 명과 접촉했다.

지난 8일 던컨이 사망하고 나서도 접촉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던컨을 치료했던 간호사 니나 팸은 증세가 심해지자 스스로 차를 몰고 병원에 가기도 했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일단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누군가가 가서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하는 기본 지침이 무시된 사례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국경과 공항 등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가 전염병 발병에 대비한 보호 장비와 약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감사관실은 23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국토안보부가 2006년 이후 직원에게 지급할 1천600만 달러 이상의 전염병 보호 장비와 약품을 구매했지만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존 로스 감사관은 국토안보부가 이들 공급품 중 현재 남아있는 분량은 어느 정도이며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완료된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에볼라 대응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치명적인 전염병 발생으로 대중의 우려가 고조될 때 적절한 준비태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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