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뺑덕'에서 이솜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최고의 장면. 바로 이 만두를 먹는 신이 아닐까. 이솜은 2014년 충무로가 수확한 최고의 신인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하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하이힐'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이솜은 '마담 뺑덕'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고전 '심청전'에서 악녀로만 묘사된 '뺑덕'을 이솜은 사랑에 배신당해 복수를 꿈꾸는 팜므파탈로 연기해보였다.
임필성 감독은 이솜에 대해 "배우지 않은 것 같은 연기가 때때로 폭발적이다"라고 말했다. 아마추어만이 가질 수 있는 정제되지 않은 신선함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를 이솜은 제대로 보여줬다. '마담 뺑덕'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채 퇴장을 앞두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솜이라는 매력적인 신인 배우를 얻었다.
패션모델로 데뷔한 이솜은 오디션장이 낯설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느 신인과 달리 카메라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신인은 신인이었다.
"오디션 현장의 분위기라는 건 기본적으로 비슷해요. 사람들 앞에서 나를 보여주고 심사를 받아아죠. 그런데 모델과 배우가 오디션을 보는 형식은 완전해 달라요. 영화는 작품에 대한 해석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인물의 감정을 꿰고 있어야 하니까. 연기가 좀더 어려운데 그만큼 재밌어요"
이솜은 첫 주연작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출연 전 엄마에게 허락을 받고 임했다는 이 신은 연기하는 본인에게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치정 멜로고 덕이와 학규가 얼마나 사랑하느냐를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했죠. 물론 고민되고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노출이 다가 아니라 인물과 인물이 부딪치는 감정이 더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덕이가 학규와 사랑을 나누면서 "절대 떨어지지 않을꺼야"라고 집착을 암시하는 대사는 특히 중요해 잘하려고 노력했어요"
"세정이 더 어려웠어요. 사랑에 빠진 덕이를 표현하는 건 내가 알 고 있는 감정을 이입하면 됐는데 복수를 꿈꾸고 실행하는 세정의 경우 순전히 상상에 의존해야 했어요. 연기 테크닉 없는 저로서는 힘들었죠. 다행이 감독님께서 꼼꼼하게 디렉션을 주셨어요"
임필성 감독은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을 진행했다. 이솜은 덕이에서 세정으로 변하는 8년의 공백을 상상 속 스토리로 채웠다.
"덕이가 학규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욕조신에서 "살아 볼려고 별짓 다 했어"라고 말하잖아요. 그 말엔 그녀의 8년의 세월이 함축돼있어요. 복수를 꿈꾸며 그녀가 어떻게 살았을지. 그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이 얼마나 너덜너덜해졌을지 상상하며 감정에 몰입했던 것 같아요"
첫 주연작에서 정우성을 만난 것도 이솜에게는 행운이었다. 무려 17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대선배지만 세대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잘 통하는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첫 주연작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흥행 성적 등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달이었다. 이솜은 마지막 무대 인사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날 관객 앞에서 많이 울었어요. 이제 보내야 한다는 공허함이랄까요"라고 말했다.
이제 시작이다. 단언컨대 충무로의 수많은 영화인이 이솜을 주목할 것이다. '마담 뺑덕'을 통해 연기의 맛을 알게 된 이솜은 다음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촬영장의 즐거움을 알게 된 이 젊은 연기자의 앞날이 기대된다.
"촬영장을 좋아했고, 즐겼어요. 연기의 쾌감이요? 힘든 감정일수록 어려운 연기일수록 오래 남아요. 후련함도 있고요. 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저는 딱 그건 것 같아요"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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