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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200안타, 사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서건창 "200안타, 사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밟지 못한 한 시즌 200안타 고지에 오른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은 "저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했다"며 대기록의 공을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에게 돌렸다.

서건창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200안타, 201안타를 차례로 때려내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에서 한 시즌 200안타 이상을 때려낸 타자는 서건창 이전에 아무도 없었다.

천재타자로 평가받는 이종범과 이병규가 각각 1994년 196개, 1999년 192개를 때려낸 것이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그 전인미답의 고지에 신고 선수 출신의 서건창이 오른 것이다.

올 시즌 128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201안타로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꿈의 200안타'를 달성한 서건창은 이날 경기가 7-2 넥센의 승리로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났다.

서건창은 "감독님, 코치님이 큰 힘이 돼주었기에 첫 타석에서 부담 없이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안타 가운데 가장 자신에게 의미가 큰 안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모든 안타가 똑같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꼽자면 오늘 첫 타석에서 쳐낸 200번째 안타가 가장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 이 안타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올 시즌 무시무시한 '안타 페이스'를 이어갔다.

한 시즌 128경기의 정확히 절반인 64경기에서 100안타 기록을 세웠고, 99경기 만에 150안타를 기록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에는 더욱 놀라웠다.

휴식기 동안 체력을 회복한 서건창은 이후 열린 6경기에서 타율 0.536(28타수 15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것도 6경기 모두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에 3안타 경기만 3경기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문학 SK전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치며 1994년 이종범이 작성한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196개)과 타이를 이룬 이후에는 대기록에 대한 중압감에 사로잡힌 듯 성급한 모습을 보였다.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모두 초구를 건드려 땅볼로 아웃됐다.

이후 3경기에서 안타 1개씩만 때려내는데 그쳐 '꿈의 200안타'에 1개만을 남겨두고 이날 살 떨리는 최종전을 치렀다.

서건창은 "솔직히 아시안게임 끝나고 경기에 다시 뛰면서 200안타는 개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것이 초반에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도 잠을 설쳤다. 부담이 컸는데, 막상 야구장에 나오니까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동안 저도 모르게 조바심을 냈던 것 같다. 타석에서도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허문회 타격코치님이 좋은 말씀 해주시고, 오늘도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서 첫 타석에서 정말 편하게 타석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200안타를 치고 나서도 조금 얼떨떨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치고 나서 마음의 짐이 내려간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허 코치님은 특별한 말씀이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투수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허 코치에게 재차 감사를 표했다.

서건창의 대기록 작성은 신고선수 출신인 그의 입지전적인 스토리와 맞물려 더 큰 감동을 낳는다.

서건창은 2008년 신고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으나 1군에서 한 타석만 들어선 뒤 방출됐고,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2년 다시 신고 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에 대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보람도 느낀다"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약이 됐고, 큰 공부가 됐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서건창은 '앞으로도 계속 200안타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목표는 항상 있지만, 과정을 중요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탁월한 기량에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 기간에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에 대기록이 나왔다고 믿는다"고 그때의 아픔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그만의 독특한 타격폼을 정수빈(두산)이 모방한 것에 대해서는 "(정)수빈이가 잘 쳐서 보기 좋다"고 웃은 뒤 "타격폼은 언제든지 유동적이다. 타격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자신이 생각하는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꼽아달라고 하자 주저 없이 팀 동료인 강정호를 지목했다.

강정호는 이날 역대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유격수가 정말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 포지션이고 수비가 강조되는 포지션인데, 수비도 잘하면서 공격에서도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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