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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원유유출 사고 발생 8일 후에야 오염 측정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월 31일에 발생한 전남 여수 GS칼텍스 원유 유출사고의 오염 측정을 사고발생 8일 뒤에야 벌이는 등 오염 조사를 허술하게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은 16일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여수 유류오염사고 발암물질 조사결과 보고서'와 '여수 대기유해물질 조사 보고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여수 유류오염사고 현장조사 결과'를 비교 검토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1월 31일 GS칼텍스 원유2부두에서 유조선 우이산호 충돌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해 여수 앞바다에 원유, 나프타, 유성 혼합물 등이 최대 약 75만4천ℓ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유출된 원유와 나프타는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장시간 흡입하면 두통, 현기증, 구역감, 피부질환 등을 앓게 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사고가 일어난 지 8일이 지나서야 현장에 내려가 조사를 벌인 뒤 '대기중 유해물질 농도는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다.

민간환경보건단체인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고 후 5일이 지나서 현장 평가를 할 때에도 벤젠이 50ppb가 검출됐고, 이 기준치는 2013년 3월 29일 미국 아칸소주 엑손모빌 원유유출 사고 당시에 주민을 대피시켰던 수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염도 측정도 형식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대기 유해물질 조사'를 하면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기름 제거 작업 중인 봉사자들과 주민들의 어깨에 검출기를 부착해 조사한 반면에, 과학원은 도로 위에 스탠드형 검출기를 세워놓고 진행했다.

이 밖에도 국립환경과학원은 주민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도 사고 후 8일이 지난 뒤에야 실시하는 바람에 강한 휘발성인 나프타가 이미 몸 밖으로 빠져나간 상태여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은 의원은 "과학원의 허술한 사고 조사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될 사고수습과 대책마련까지도 허술하게 만들 수 있다"며 "유해물질은 미량이라도 주민들 건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장기간 노출은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에 대한 영향조사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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