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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해 출구' 북한서 극동 러시아로 중심 이동

중국 '동해 출구' 북한서 극동 러시아로 중심 이동
'항구를 빌려 동해로 나가는 전략'을 추진 중인 중국이 시선을 북한에서 극동 러시아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두만강 하구가 북·러의 공유수면인 탓에 동해와 직접 연결된 뱃길이 없는 중국은 동북지역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자 그동안 북한의 동해항만들을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타진해왔다.

육로 국경을 통해 화물을 중국과 가까운 북한 북동부지역 항만으로 보낸 뒤 환적해 동해 뱃길로 수송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기업들은 실제로 지난 2012년까지 북한 측과 나진항, 청진항의 항만시설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10~30년간 부두사용권을 받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중 관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한 북·중 경협사업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국의 북한 항만 개발도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중국은 대신 자국 국경에서 북한 항만과 비슷한 거리에 있으면서도 기존 항만 인프라 및 항로 개설이 양호한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을 활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북·러와 접경한 중국 지린성은 지난 5월 러시아 최대 항만운영기업인 슈마그룹과 30억 달러(약 3조 2천억원)를 투자해 오는 2018년까지 러시아 연해주 자루비노항을 아시아 최대 규모 다목적 항만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자루비노항은 두만강 하구의 중국 국경도시 훈춘(琿春)에서 육로로 60㎞가량 떨어져 북한 나진항과 거리가 비슷하고 나진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국제정기선 운항이 끊긴 것과 달리 기존 항로들을 이용할 수 있다.

지린성 공산당위원회의 인터넷 매체인 중국길림망은 러시아 슈마그룹이 훈춘에 전체 면적이 310㏊에 달하는 대규모 국제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15일 전했다.

러시아 측은 올해 말까지 훈춘물류센터의 설계를 마치고 내년에 1단계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처럼 동해 출구 확보 문제에서 러시아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이유는 대북사업의 경우 항만까지 연결되는 철도, 도로는 물론 항만시설 보수에 필요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중국 측이 모두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와 북한 내부 정세 변화에 따라 북한 내 시설 이용과 물류사업이 타격을 받을 위험성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소식통은 "중국 입장에선 동해 출구가 꼭 필요하지만 태도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운 북한을 상대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고 북한 동해 항만이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인 남·북 관계 및 북·일 관계의 획기적인 개선도 전망이 불투명해 '예측 가능한'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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