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투자자본이 경제위기를 겪는 이탈리아의 기간산업과 사치품 산업으로 몰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탈리아와 같이 유럽 재정위기의 타격을 심하게 받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변방지역에 중국의 자본이 몰리는 현상은 '제2의 마셜 플랜'이라 묘사할 만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중국이 이탈리아에 투자한 금액만 35억 유로(약 4조 7천억 원)나 된다.
이탈리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에너지·통신 등 기간산업과 사치품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국영 전력회사는 지난 7월 이탈리아의 전력과 가스 유통망을 통제하는 회사인 CDP 레티의 지분 35%를 매수했고, 중국중앙은행이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Eni와 에넬(Enel)에 투자한 지분의 가치는 약 20억 유로(약 2조 7천억 원)로 추산된다.
2008년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이탈리아 밀라노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는 최근 이 R&D 센터의 규모를 2017년까지 2배로 키워 고용인력을 1천700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지역에 5억 유로(약 6천700억 원)를 투자했다.
마케팅과 전략을 담당하는 윌리엄 쉬 화웨이 이사는 "중국은 이탈리아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600년 전 (이탈리아 상인인) 마르코 폴로가 유럽과 중국 사이를 잇는 다리를 놓았다면 지금은 통신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쉬 이사는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가 특히 외국기업에 개방적이고 협조적이라고도 했다.
과거 중국의 해외 투자는 주로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천연자원 분야에 집중돼 있었지만 2010년 발생한 유럽의 재정위기는 유럽의 세계 정상급 브랜드와 핵심 기간산업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중국에 제공했다.
이탈리아 사치품 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호화 요트 제조사 페레티도 2009년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중국 자본에 팔렸다.
2012년 말 기준으로 모두 195개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중·소규모 기업들이 중국이나 홍콩 투자자들에게 인수됐다.
총 1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이들의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60억 유로(약 8조원)나 된다고 밀라노에 있는 이탈리아-중국재단 측은 밝혔다.
하지만, 유럽 기업을 겨냥한 중국 자본의 이러한 공격적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싱크탱크인 폴리시 소나의 프란체스코 갈리에티 창업자는 "중국이 유럽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갉아먹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유럽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FT "중국, 경제위기 이탈리아에 집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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