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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정치인들 아이스버킷 왜 했나? 내년 희귀병예산 -30억"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신현민 회장, 꽃동네대학교 이태수 교수

< 17년 투병 중인 신현민 씨 >

- 파킨슨병 아내 살해한 남편, 내 일 같았다
- 대통령 공약 중 희귀난치성질환 보장확대, 달랑 하나
- 똑같은 약, 암환자는 10만원,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200만원

< 이태수 교수 >

- 희귀난치성 질환, 대통령 공약대로 건강보험 보장 확대해야


▷ 한수진/사회자:

어제 오후, 가슴 아픈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70대 남편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 남편이 경찰에서, 30년 병수발에 지쳐 아내를 숨지게 하고 자신도 뒤따라 목숨도 끊으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내는 온몸이 점점 굳어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의 경우, 그 가정의 어려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그러다보니까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정부대책을 좀 짚어볼까 합니다. 먼저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신현민 회장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신현민 회장님?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회장님도 오랜 기간 투병중이시라고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네,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을 17년 넘게 투병생활 하고 있는데요.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발병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증상은 지체장애와, 배뇨장애, 감각통증, 저림, 시각장애 등 다발적으로 장애가 유발되는 질환이구요, 현재 저는 지체 장애 판정을 받고, 지팡이에 의존하여 보행을 하고 있으나, 보행보다 힘든 배뇨, 배변장애, 통증 장애로 인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제 전해진 뉴스, 더 가슴 아프게 들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어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글쎄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고, 우리가 함께 보듬어줘야 될 이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마음들이 가족들에게 전달되었다면 이번과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가슴이 아팠고요.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자신의 일처럼 모두가 놀랐을 것이고, 안타까웠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들에게도 이런 일들이 또 일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나 언론에서 이를 막기 위한 공익광고 같은 것, 이런 것들을 좀 보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시군요. 희귀 난치성 질환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건 뭘까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환자들이 가장 힘든 건 확진을 받는 순간에, 죽을 때까지 평생 병원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그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죠. 그리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약재가 없다는 의사의 말에 가장 힘들어하지만, 자신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인해서 합병증이 자꾸 발병하게 되는데, 그 내부 장애가 계속 점차 진행되고, 진행되는 그 장애가 계속 안 좋아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지만, 잘못된 장애인복지법 때문에 장애인으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우리는 인정 안 해주는 건가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글쎄요, 우리나라는 주로 외형상 보이는 장애로 한정되어 있고요. 내부 장애는, 뇌변병이나 신장, 심혈관 이런 질환에만, 극히 일부 질환에만 인정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문제는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법률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본적으로 희귀 난치성에 관한 법률안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구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매 국회 열릴 때마다 관련법은 제출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네, 국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18대 국회에서도 5개 법률안이 발의가 되었거든요. 그런데 상임위에도 상정되지 못하고 회기가 만료됨에 따라서 자동 폐기가 되었고요. 19대 국회에서도 박인숙 의원을 비롯한 다섯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어요. 그래서 5개 법률안이 상반기에도 올라가 있는데, 현재까지 단 한건도 상임위에서 상정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대통령 공약으로도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지원이 있었죠?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네, 그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얼마나 알면, 대통령 공약으로 희귀난치성 질환을 포함한 4대 중증 질환에 대해서 보장성 확대를 약속을 했겠습니까. 그러나 보장성은 임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진행 한다는 게 보건복지부의 정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빨리 이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당장 급한데 말이죠.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그런데 정부는 MRI 촬영 질환 하나만을 이렇게 선정해주고요. 그러면서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해서 MRI 보장성을 확대했다, 이러고 있거든요. 그래서 좀 치료제나 검사비용에 대해서 보장성이 확대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천만 원 씩 그렇게 치료비가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엄청나게 큰 부담인데 말이죠. 그런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정부가 내밀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가장 시급한 대책 뭐라고 보세요?

▶ 신현민 회장 / (사)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글쎄요, 지금 비급여항목이 너무 많고요. 약재들이 고가이다 보니까 환자들에게 보장성이 확대가 안 되고 있는 것이 문젭니다. 그리고 치료제가 없다보니까 타 질병 치료제로 개발이 되어 있지만 희귀 난치성 질환자들에게 효능 효과가 입증되어서 환자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의 경우도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된 약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방암 환자들은 200만 원의 5%인 10만원만을 주고 약을 맞는데 비해서, 현재 저는 200만원 전액을 부담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심사평가 내에서 이 약재가 효능 효과에 대해서 인정을 해서, 효능 허가범위 초과 약재로 허가를 받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200만원을 전액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해 주어여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어려움이 여러 가지로 많으시네요. 오늘 아침 인터뷰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다발성 경화증 앓고 계시네요, 신현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 만나보았고요. 계속해서 꽃동네대학교 이태수 교수님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사실 어제 뉴스와 비슷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것 같아요. 잊을만하면 이런 일들이 또 나오고, 나오고 하는 그런 상황인데, 정부가 해야 할 일, 뭐 없을까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글쎄, 사실은 앞에 환우 분께서도 잘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건강보험이라고 하는, 사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다른 나라에서도 부러워하는 제도이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굉장히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보장성이라고 할까, 건강보험에서 우리 건강이 안심되게 맡겨지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거죠.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2가지 정도 더 있습니다. 하나는 돌봄의 문제이죠. 그래서 이 지금 수발을 하시는 어르신께서 너무 힘드시니까 이런 비극적인 결과를 낳으신 것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실 본인도 70대인데 말이죠.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네. 이 부분은 노인 장기 요양 보험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있는데, 이 부분이 이런 분들의 수발의 어려움을, 또 다 해결해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요. 그리고 이제 3번째는 우리 지역사회에서 어떤 그 공동체성이라고 할까요?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어떤 민간 내부에서의 좀 촘촘한 그런 도움의 망, 이런 것들이 결여되었다는 것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말씀 추가적으로 드리고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교수님, 일단 건강보험의 보장성, 이거는 건강보험 재정 때문에 그런 건가요, 왜 이런가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물론 재정의 문제, 돈의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나 이제 그 이면에는 정부의 의지의 문제가 들어있는 거죠. 우리나라가 전체, 내가 100원 어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면 그 중에서 건강보험이 돈을 채워주는, 내는 그 이율은 65%, 즉 65원만, 아니 61원만 해결해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61원이 건강보험에서 지급이 되는 거죠?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네, 그걸 건강보험 보장성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게 61%정도인데,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해도 이게 증가추세여서,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에 65%까지 올라가다가, 그 이후로는 61%대로 다시 지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죠. 그러나 OECD 선진국은 평균이 70% 이상이고요, 그리고 웬만한 나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 국가들은 80%까지 올라가고, 물론 무상으로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만, 이런 보장성의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구요, 그 중에서도 이 희귀 난치성 같은 장기간에 걸쳐서 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이런 분들의 문제는 더 심각하게 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더 열악한 상황이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네, 네.

▷ 한수진/사회자:

사실 근데 이게 건강보험이 해줄 수 없으니까, 정부가 또 따로 지원을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이 부분은 사실 그렇게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부분은 아니죠. 왜냐면 국가 예산을 통해서 한다고 하는 것은, 예산이 해마다 바뀔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늘고 줄고. 그래서 실제로 2013년에 이 희귀 난치성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 보건 복지부가 315억을 배정했었는데요, 그것이 올해는 297억, 그리고 내년에 지금 예산안을 보면 267억, 계속해서 2년간 48억이나 줄어버리는 이런 상황이 되기 때문에, 건강보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쳐서 풀어나가는 것이 좋고. 정부가 단기적으로 예산을 통해서 뭔가 지원을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그나마 가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서는 매우 어처구니가 없는 그런 형편이라고 봐야죠.

▷ 한수진/사회자:

예, 사실 뭐 얼마 전만 해도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높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 있었잖아요, 교수님. 정치인들도 많이들 하고 했는데,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어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네, 네. 왜 이분들이 아이스버킷을 하셨는지, 아이스 버킷의 원래 취지가 뭔지, 이런 거는 다 모르시고 하셨다 라고 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지원,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데요, 이걸 위해서 정부가 논의해야할 것은 뭔가요?

▶ 이태수 교수 / 꽃동네 대학교:

기본적으로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국가 부담, 즉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국민들은 4대 중증 질환에 대해서, 즉 암, 심장병, 내혈관, 희귀 난치성 질환, 이 부분에 대해서 전혀, 추가 부담을 국민들이 하지 않겠다 라고 하는 것이 대통령의 공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4조 4천 200억 정도 필요합니다, 이걸 해결하려면은요. 그래서 연간 우리나라 보험료 수입의 11.6%에 해당하는 거라서 사실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 정부가 지금 이런 진료비뿐만이 아니고, 병실료를 자꾸만 6인이 아니고 상급 병실을 사용하게 되어있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 그러면 선택 진료비, 이런 것까지 포함했을 때 4조 4천 200억이기 때문에, 이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어야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3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부의 재정 투입을 더 좀 건강보험 재정에 하고, 두 번째는 여러 가지 누수의 문제, 약가가 거품이 있다거나, 아니면 병·의원이 의료 영리 목적으로 이런 것을 한다거나,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결국은 국민들이 건강보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올려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해결에 대한 의지가 매우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꽃동네 대학교 이태수 교수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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