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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조선시대 무덤 주인은 미혼여성인가 첩인가

문경 조선시대 무덤 주인은 미혼여성인가 첩인가
"시신은 중년 여성인데 왜 '씨' 대신 '낭(아가씨)'이라고 썼을까?"

경북 문경 옛길박물관의 안태현 관장은 문경지역 무덤에서 나온 명정을 보며 의문이 들었습니다.

명정은 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등을 적은 깃발입니다.

장사 지낼 때 상여 앞에 들고 간 뒤에 관 위에 펴 묻습니다.

2010년 4월 문경시 흥덕동 국군체육부대아파트 건립 공사 중에 특별한 연고자가 없는 회곽묘가 발견됐습니다.

회각묘는 관 밖에 석회, 흙 등을 섞어 바른 묘입니다.

석회가 단단하게 굳어져 외부 공기나 동식물이 침투하기 어려워 무덤 안에 있는 시신이나 기물이 잘 보존됩니다.

당시 문화재발굴기관은 묘의 목관 속에서 여러개의 여성 옷과 미라 상태의 여성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충북대 목재연륜소재은행이 목관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1647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복식 전문가도 무덤에서 나온 옷의 양식이 1650년대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무덤의 연대는 1600년대 중반임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진성이낭지구 '라고 적힌 명정입니다.

낭이란 글자가 쓰여 있는 명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보통 여성이 죽으면 명정에 본관과 성을 붙인 다음에 '씨'를 씁니다.

예를 들어 진성이씨 출신의 기혼여성이 죽으면 '진성이씨지구'라고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특이하게 미혼 여성을 가리키는 '낭'이 사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진성이씨 집안의 미혼 여성이 숨졌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측이 연구기관에 맡겨 시신의 나이대를 측정한 결과 35∼50세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혼이 선택인 요즈음과 달리 의무사항에 가까웠던 1600년대 조선시대임을 고려하면 미혼이었을 확률은 상당히 낮습니다.

이에 박물관측은 사료를 찾은 끝에 문집 몇 곳에서 소실(첩)일 경우 여성에게 낭이라고 쓰는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박물관측은 무덤의 주인이 17세기 중엽 숨져서 묻힌 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경 옛길박물관은 발굴 이후 3년여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맡겨 무덤에서 나온 유물을 보존처리해 이번에 공개합니다.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여는 '문경 흥덕동 진성이낭묘 출토 유물' 특별기획전입니다.

전시품목은 명정을 비롯해 장옷, 저고리, 한삼, 치마, 바지, 소모자, 목관, 칠성판, 삽 등 53점입니다.

안태현 옛길박물관장은 "조선시대에는 대다수 여성의 무덤이나 기록에 이름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진성이씨 족보를 봐도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며 "옷이나 목관 등을 통해 이번 전시가 1600년대 문경 사람의 일상을 되짚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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