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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카탈루냐, 유럽에 '분리독립' 바람

벨기에, 이탈리아 등에서도 분리독립 여론 높아

스코틀랜드·카탈루냐, 유럽에 '분리독립' 바람
분리독립 찬성 51%, 반대 49%.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된 이 같은 스코틀랜드 주민 여론조사 결과는 영국 정치권에 큰 충격을 줬다.

독립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분리 독립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에 이어 카탈루냐주도 오는 11월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할지 묻는 주민 투표를 시행하기로 했고 벨기에와 이탈리아 지역에서도 분리 독립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 등 유럽이 분리 독립 '몸살'을 앓고 있다.

◇ 스코틀랜드,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독립 가능성 커

현재 분리 독립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주다.

스코틀랜드는 최근 주민 여론조사에서 분리 독립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어 분리독립안 부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1603년 제임스 6세가 영국 왕위에 오르면서 잉글랜드와 통합 과정을 밟았으나 잉글랜드에 대한 민족적 반감이 아직도 깊이 남아있다.

스코틀랜드가 통합 307년 만에 분리독립할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선거전 개입을 자제해온 영국 중앙 정치권은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0일 데일리메일 기고를 통해 "영국 연방의 소중한 가족이 찢어지는 상황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스코틀랜드의 밝은 미래는 영국 연방에 남으면서 자치권을 확대하는 데 달려있다"고 독립안 부결을 호소했다.

영국 정부와 의회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조세권과 예산권까지 이양하는 획기적인 자치권 확대 일정을 공약해 막판 독립 부결 표심 결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에서도 카탈루냐주가 오는 11월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에 분리독립 투표를 시행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영국과 달리 스페인 중앙정부는 헌법상 중앙정부만이 주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카탈루냐주 정부는 오는 11월9일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 동북부에 있는 카탈루냐주는 국가 전체 인구 4천700만 명 중 750만 명(16%)이 거주하고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지역이다.

이 때문에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카탈루냐주는 171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에 항복해 중심 지역인 바르셀로나를 내줬는데 항복 300년이 되는 해인 올해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탈루냐 주민의 분리 독립 찬성과 반대 의견은 비슷하게 나오고 있어 투표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작년 9월11일 카탈루냐 국경일을 맞아 분리 독립을 촉구하는 인간띠 잇기 독립 시위를 벌인 카탈루냐 주민들은 1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 이탈리아 베네치아,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 분리 독립 추구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보다는 긴박함이 떨어지지만,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도 분리 독립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이 이탈리아와 분리 독립을 희망하는지 묻는 인터넷 투표를 한 결과 89% 이상이 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 문화, 건축,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1천 년 이상 존립했던 베네치아 공국에 대한 향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월에는 이탈리아 특수부대가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의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폭력사태 및 민주질서 파괴를 모의한 혐의로 분리독립주의자 24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벨기에도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플랑드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남부 왈롱 지역 간의 격차가 심각해 분리 독립 논의가 활발하다.

◇ 천문학적 독립비용으로 분리독립 '산 넘어 산'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분리 독립을 완성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체적인 국방, 치안, 복지, 재정 체계 마련과 유럽연합(EU) 재가입 등 신생 독립국으로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분리독립을 선택하면 국가 수립 비용으로만 15억 파운드(약 2조5천억원)가 필요하다면서 유권자들에게 냉정한 현실인식을 호소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스코틀랜드 독립안이 통과되면 자산 매각과 은행인출 사태가 우려된다며 영국 전체에 상당한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했다.

영국 최대의 연금보험사로 가장 성공적인 스코틀랜드 기업으로 꼽히는 스탠더드라이프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주요 기업들도 분리독립이 현실이 되면 스코틀랜드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분리 독립 시 EU 회원국 지위 유지도 큰 문제다.

EU 회원국 지위 보장을 희망하는 분리 자치 정부의 희망과 달리 EU에 재가입하는 절차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U 집행부는 스코틀랜드와 같은 신생 독립국은 신규 가입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표권이 있는 스코틀랜드 거주 EU 주민과 기업들에 EU 회원국 지위 유지 문제는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다.

카탈루냐주 정부도 지난해 말 외국 정부에 공문을 보내 EU 내 수출 주도 경제인 카탈루냐의 장점을 홍보했으나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카탈루냐가 분리 독립하면 회원국에서 제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게 되면 파운드화를 계속 기축 통화로 쓸지도 이번 투표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분리 독립안이 통과한다고 하더라고 완전한 독립을 얻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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