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은 배경에 워싱턴 외교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 자제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11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본 정부 관리들은 WP에 "APEC은 중·일 정상이 만나기에 가장 편한 장소"라며 "주최자인 시 주석이 모든 방문국가의 정상들을 만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조지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량 윤샹 베이징(北京)대 국제학과 교수는 성조지에 "아베 총리가 신사참배를 하지 않으면 중·일 정상회담 전망을 높일 것"이라며 "최근 중·일 관계는 개선의 모멘텀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국들이 교류를 해야 할 경제적 동기가 있다"며 "중국 경제가 좋지 않고 경제성장이 계속 둔화될 경우 중국과 일본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과의 긴장관계로 외교적 문제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외교환경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WP와 성조지 모두 아베 총리가 참배를 하지 않는 대신 공물료를 보내 한국과 중국을 격앙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행위는 중국과 더 큰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조지는 "아베 총리가 역사문제에 대해 분명하고 정확한 입장을 갖는데 회의적"이라는 동왕 베이징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공납료를 보낸 것이 한국과 중국을 다시 격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11월 APEC 계기에 중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가 시 주석을 비밀리에 만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협력 측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으며 APEC 등의 계기에 짧은 비공식적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거나 비슷한 시기에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드로윌슨센터 글로벌 펠로우로 활동 중인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지난 13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중·일 정상회담보다 먼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미국과 공통의 동맹이면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먼저 정상회담을 해야 중국을 더 편하게 상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베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양국 당국자들 사이에 진행 중인 위안부 문제 협상이 어떻게 진전을 보느냐가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美외교가, 11월 中·日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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