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미군 포로를 상대로 비인도적 생체실험을 자행했음을 보여주는 미국 측 문서가 발견됐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소장한 '전 일본해군 군의관(중위) 나카무라 시게요시와의 인터뷰'라는 제목의 문서에 이같은 내용이 기록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문서는 당시 미 해군 플레처 대령이 미 태평양함대 전범국장 앞으로 보낸 보고문으로, 1947년 6월9일 일본인 군의관 나카무라 시게요시를 심문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국편은 전했다.
나카무라는 당시 심문에서 자신이 1944년 1월 말~2월 초 태평양 서부 트루크(Truk) 41경비대 의무실에서 생체실험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생체실험은 미군 포로 8명을 상대로 진행됐고, 의사 2명이 4명씩 맡아 각기 다른 실험을 했다.
포로 4명의 팔 정맥에는 연쇄구균 계열의 생박테리아가 주사됐으며, 일본군은 포로들이 주사를 맞고서 호흡곤란 등으로 상태가 악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2~3일 후 이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하자 시신을 해부해 장기 상태 등을 분석했다.
나머지 4명에게는 압박지혈대를 착용시켜 동맥과 정맥의 혈류를 차단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실험이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 2명은 팔과 팔꿈치, 허벅지, 무릎 등을 지혈대로 압박당하고서 실험 직후 극도의 고통을 호소하다 경련과 쇼크를 일으키고 10여분 만에 사망했다.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팔과 허벅지에 지혈대를 착용시킨 뒤 의식을 잃자 물로 소생시키고, 다음날 이들을 상대로 폭파 충격 실험을 하고서 살해했다.
국편 관계자는 "이 문서는 태평양전쟁기 일제가 731부대뿐 아니라 태평양 지역에서도 비인도적 생체실험을 했음을 확인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편은 아울러 1945년 3월 남양군도 밀리환초에서 한국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이 일으킨 반란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새로운 자료도 공개했다.
이 사건은 밀리환초 내 체르본섬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을 감시하던 일본인들을 살해하고 미군에 투항할 계획으로 일으킨 반란이다.
사건 이튿날 다른 섬에 주둔하던 일본군 토벌대가 체르본섬으로 건너와 한국인 노동자들을 학살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자 증언 등에 따르면 당시 반란은 일본인들이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동료 노동자의 인육을 고래고기라고 속여 먹인 데서 비롯했다.
NARA에 보관된 미 해군 사진 설명문에 따르면 당시 한국인 노동자 193명이 반란을 일으켰고, 생존자 68명을 미 해군이 구조하고 있었다.
국편은 강제노역과 굶주림에 시달려 피골이 상접한 한국인 노동자들이 구출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자료도 함께 입수했다.
(서울=연합뉴스)
美, 일제 '미군 포로 생체실험' 문서 발견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자료…국사편찬위원회가 발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