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심 터널 안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소식, 어제(6일) 전해 드렸죠. 그런데 관계 당국인 환경부와 서울시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터널 내 유해물질 관리가 시급하다고 건의한 보건환경연구원의 논문도 묵살됐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량이 하루 15만 대가 오가는 서울 홍지문 터널입니다.
어제 SBS는 정체 시간대에 이 터널 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초미세먼지가 다량 검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SBS 보도 이전에, 환경부와 서울시 역시 이런 심각성을 알고 7년 전 보건환경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07년부터 4년 동안 모두 16차례에 걸쳐 홍지문 터널의 유해물질을 조사해, 벤젠과 톨루엔, 벤조피렌 등 유해물질이 많이 나왔다는 연구보고서를 환경부와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많은 만큼 터널 안의 공기 질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요지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를 낸 지 3년이 지나도록 정부와 서울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내 터널은 두 가지 방식으로 유해물질을 관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길이가 1km 이내 짧은 터널은 커다란 팬을 돌려 내부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1km가 넘는 터널은 외부 공기를 터널 내부로 주입해 유해물질 농도를 떨어뜨리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방식 모두 과거 기준에 따라 만들어져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데에만 기준이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벤젠과 같은 1급 발암 물질에 대한 관리 기준이 있나요?) 그런 게 아직은 없습니다. 일산화탄소 측정기가 설치돼 있어서 거기에 근거해서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환풍기를 가동하고….]
교통 정체상황에서 다량 검출되고 있는 벤젠이나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별도의 관리기준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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